고종이 1904년 미국인 의료선교사이자 외교관이었던 호러스 알렌에게 하사한 훈장이 문화재가 된다. 19일 문화재청은 고종이 우리나라의 의료 근대화와 한미간 외교를 위해 힘쓴 공을 높이 사 알렌에게 수여한 ‘알렌 수증 훈공일등 태극대수장’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밝히고, “훈장의 역사성과 희소성, 우리나라 근대사에서 차지하는 알렌의 위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등록문화재로서의 가치를 인정, 등록 예고했다”고 설명했다. 훈장이 문화재로 등록 예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렌의 훈장은 정장(정식 훈장이나 문장을 통칭), 부장(끈 없는 메달), 대수(정장에 달기 위해 어깨에서 허리에 걸쳐 드리우는 큰 띠)로 구성돼 있다. 정장 위쪽은 대한제국 상징인 이화꽃 문양이 표현됐고 잎 뒷면에는 한자로 ‘勳功壹等(훈공일등)’이 새겨져 있다. 부장은 태극장 형태로 정장과 함께 대수 윗부분에 꽂을 수 있도록 제작됐다.
알렌은 1884년 인천 제물포항을 통해 의료선교사로 입국해 1885년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의료기관인 제중원을 설립했다. 1887년부터는 민간 외교관으로 활동하면서 근대기 한미 외교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알렌은 1905년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훈장을 가져갔으나 사후 그의 훈장을 보관해오던 유가족이 지난해 4월 연세대 의과대에 기증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고종이 의료선교사 알렌에게 수여한 훈장 문화재 된다
입력 2015-08-19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