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던진 헬멧에 풍선껌 팍! “의외로 멋있다”

입력 2015-08-20 06:30
중계방송 화면촬영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는 9회말 끝내기 적시타 기회를 놓치고 아쉬운 듯 그대로 쪼그려 앉아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돌아간 더그아웃에서 자책감에 사로잡힌 듯 화난 표정으로 헬멧을 집어던졌다. 헬멧은 풍선껌을 가득 담은 통을 향해 날아갔다. 헬멧을 맞은 통은 폭발하듯 풍선껌들을 뿜으며 날았다. 중계방송사는 이 순간을 느린 화면으로 재생했고 미국 야구팬들은 “멋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미국 네티즌들은 19일 트위터에서 강정호의 분노가 폭발한 순간을 촬영한 중계방송 영상을 퍼뜨리며 뜨겁게 반응했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팬들만이 아니었다. 다른 구단 팬들과 뉴스사이트 등 여러 계정이 영상을 그대로 옮기거나 패러디로 변형했다. “나는 더블버블(풍선껌 브랜드)이 싫단 말이야” “더블버블 버킷 챌린지를 시작한 강정호”라는 문구의 패러디가 트위터로 쏟아졌다.

강정호는 이날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메이저리그 홈경기에서 8대 8로 맞선 9회말 1사 2루 때 끝내기 적시타 기회를 놓쳤다. 8대 6으로 앞선 9회초 수비에서 공을 빠뜨려 동점의 빌미를 제공한 강정호는 실수를 직접 만회할 기회를 놓쳐 심기가 날카로웠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강정호지만 이번에는 더그아웃에서 헬멧을 집어던져 자책감을 해소했다.

“강정호가 감정 조절에 미숙했다”는 비판적 의견도 있었지만 많은 네티즌들은 예상 밖으로 “풍선껌 통이 폭발한 듯한 느린 화면이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멋있다”며 호응했다. 네티즌들은 “포커페이스인 강정호가 화를 낼 줄도 안다” “더블버블에서 광고 영상으로 활용하는 게 아니냐” “풍선껌이 하나씩 튀어나온 순간이 영화 인셉션의 노천카페 폭발 장면처럼 보였다” “풍선껌 통이 폭발한 순간 강정호의 얼굴이 미세하게 미안한 표정으로 변했다”고 했다.

피츠버그는 추가점 없이 이어진 연장 15회말 페드로 플로리먼의 끝내기 3루타로 진땀 승을 거뒀다. 피츠버그는 9대 8로 승리했다. 강정호는 7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을 작성했다. 홈런의 경우 올 시즌 10번째 기록이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에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