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내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경기 북부라인의 현역 의원들이 '악재'에 휘말리면서 비상이 걸렸다.
박기춘(남양주을·3선) 의원이 분양 대행업체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챙긴 혐의로 탈당하고 구속된 데 이어 5선 중진인 문희상(의정부갑) 의원도 처남 취업 청탁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 칼날 위에 서게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파주갑의 윤후덕 의원도 변호사인 딸의 대기업 특혜 채용 논란에 휘말리면서 당 윤리심판원의 심사를 받게 되는 등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그야말로 경기 북부 의원들의 '수난시대'인 셈이다.
경기 북부는 접경지역과 인접, 보수색채가 강한 곳으로 분류되지만 해당 지역에서 '터줏대감'으로 불려온 문 의원과 박 의원 등을 주축으로 그동안 '야당벨트'를 구축해왔다.
이에 따라 새정치연합 안팎에선 내년 총선에서 자칫 경기 북부전선이 무너지면서 수도권 선거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남양주만 하더라도 박 의원의 바로 옆 지역구인 남양주갑의 최재성(3선) 의원이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 사실상 무주공산이 됐다. 다만 남양주의 경우 인구 증가로 선거구가 현재 2개에서 3개로 분구가 예상되면서 비례대표인 최민희 의원이 '새 지역구'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도전장을 던진 상태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문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를 신(新)공안탄압으로 규정, 강력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검찰이 문 의원에 대한 소환 방침을 정하자 당에서는 18일 관련 대책회의를 두 차례나 연 것으로 전해졌다.
새정치연합에선 이처럼 오는 20일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대법원 확정판결을 앞둔 상황에서 당 중진 인사들이 관련된 잇단 서초동발(發) '검풍(檢風)' 또는 '법풍(法風)'이 몰아치자 뒤숭숭한 분위기다.
당 신공안탄압저지대책위 위원장인 이종걸 원내대표가 19일 "문 의원 등 당의 중진 의원들에 대한 사법적 침탈이 심각하다"며 "신공안탄압대책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당 관계자는 "박 의원 사건의 경우 성격이 좀 다르지만, 문 의원의 경우 총선을 겨냥, 정치적 의도를 갖고 움직이는 기획수사로 볼 수밖에 없으며, 경기 북부를 완전히 흔들고 궤멸시키려는 큰 그림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의혹을 갖고 있다"며 "당 차원에서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경기북부의 경우 지역특성상 당 지지율 보다는 인물 경쟁력으로 승부를 봤던 곳이라 다른 지역에 비해 대안을 찾기 어려운 것도 현실적 고민"이라며 "경기북부가 고전을 면치 못할 경우 수도권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박기춘 탈당·구속 이어 문희상 검찰 수사 칼날” 野, 경기북부벨트 사수 비상
입력 2015-08-19 1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