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흡연남성 불임 많다...10년 이상 흡연 남성 80% 이상이 정액 이상 발생

입력 2015-08-19 17:36

흡연은 남성의 생식기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주요 원인으로, 흡연기간이 길어질수록 정액에도 이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제일병원은 비뇨기과 서주태(사진) 교수팀이 지난 2010년 7월부터 2011년 6월까지 1년간 난임(불임)을 이유로 비뇨기과를 방문한 남성 환자 193명의 정액검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하루 1갑씩 10년 이상 흡연을 한 남성 10명 중 약 8명이 비정상 소견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장기간의 흡연이 난임 유발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서 교수팀은 정액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상군 72명과 비정상군 121명으로 나눠 위험인자를 선별하며 비교했다.

그 결과 난임 환자들의 흡연량을 하루 1갑으로 했을 때 정상군이 평균 3.53년간 담배를 소비한 반면 비정상군은 6.16년으로 흡연 기간이 약 1.74배 길었다.

또, 환자들을 비흡연자, 하루 1갑을 기준으로 흡연 기간 5년 이상~10년 미만, 10년 이상으로 나누어 정액검사 상 정상여부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흡연기간이 길수록 정상 정액 비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흡연기간 외에 환자들의 질병력, 과거 수술력, 키, 몸무게, 고환 검사결과, 성병 여부, 체질량지수 등에 대한 분석에선 정상군과 비정상군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서 교수는 “흡연은 정액 사정량을 감소시키고 하루 20개비 이상으로 양이 많아질 경우 정자의 밀도와 운동성까지 감소시킬 수 있는 남성 생식기능 저하의 대표적 위험요인”이라며 “만약 임신을 계획하고 있거나 난임으로 고민하는 남성이라면 습관적인 흡연을 줄이거나 금연실천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남성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월드 저널 오브 멘스 헬스’(World Journal of Men’s Health)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