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남 담당 실세였던 원동연 노동당 통일전선부 제1부부장이 숙청됐다는 설이 제기돼 정부가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19일 “원 제1부부장 신변이상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 제1부부장은 지난해 12월16일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 등이 개성을 방문했을 때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자격으로 이들을 맞았다. 하지만 이후 공개 석상에서 모습을 완전히 감춰 좌천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같은 가능성은 지난 2월초 출간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서전에서 남북관계 비화가 공개된 이후 북한에서 대남 라인에 대한 대대적인 검열이 진행된 게 원인으로 꼽힌다. 그는 검열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돼 숙청됐으며 올 초부터 평양 인근에서 혁명화교육을 받고 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숙청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원 제1부부장 숙청설은 이달 초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방북 당시 그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더욱 확대됐다. 이어 통전부 서열 3위인 맹경일 아태평위 부위원장이 통전부 제1부부장으로 승진했다는 설도 제기됐다. 이 여사 방북 당시 그가 수행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만약 이같은 설이 사실로 드러나면, 북한 대남라인의 교체 등이 기정사실화하게 된다. 대남 업무 책임자인 김양건 대남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대남사업 외에 별도 사업에도 관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원 제1부부장의 숙청이 확인될 경우 대남 업무 2인자인 맹 부위원장이 본격 행보에 나설 개연성이 크다. 맹 부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당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최룡해·김양건 비서가 전격 참석했을 때 이들을 수행했었다.
정부 관계자는 “김양건은 대남 업무 외에 무역·산림 등 별도 사업으로 업무를 확대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며 “다만 대남사업에 있어서의 위상이나 신변에 변화가 있다는 첩보는 없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北 원동연 숙청설, 정부 확인중
입력 2015-08-19 1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