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 SK 와이번스는 ‘최상급 전력’이라는 평가와 함께 삼성 라이온즈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로 꼽혔다. 최근 2년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이어져 온 ‘가을 DNA’도 무시하기 어렵다는 평이 많았다. 그러나 시즌 종반을 향해 가고 있는 18일 현재 SK는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7위에 머물러 있다.
SK의 후반기 성적은 8승14패. 10개 팀 중 9위에 해당하는 승률이다. 시즌 초 “여름에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던 김용희 SK 감독의 말이 무색해질 만한 성적이다. SK는 시즌 내내 이어져 온 투타에서의 ‘엇박자’가 후반기에도 이어지며 최근 3연패에 빠졌다. 부진이 이어지며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와의 5위 싸움에서도 가장 뒤처졌다.
전반기 SK는 팀 평균자책점이 4.23으로 1위였다. 탄탄한 마운드로 5월 한때 리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방망이가 문제였다. 팀 타율이 0.267로 6위에 머물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장타율은 0.388로 공동 8위였고 홈런도 68개를 때려내는 데 그쳤다. 득점권 팀 타율은 고작 0.268였다.
후반기엔 양상이 바뀌었다. 후반기 들어 SK는 팀 타율을 0.292(3위)까지 끌어올렸으나 이번엔 마운드가 무너졌다. 후반기 팀 평균자책점이 7.16로 최하위다. 특히 8월 들어 선발이 자주 무너졌다.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6경기 연속 선발승이 없었다. 14일 김광현이 승리를 따내지 않았더라면 기록은 10경기까지 늘어날 뻔했다. 6실점 이상 대량 실점했던 경기도 6경기나 된다. 한때 리그 1위에 올랐던 불펜 방어율도 지난 7월 올스타전 이후 8.96으로 치솟았다. SK는 후반기 들어 7회까지 지고 있는 7경기를 단 한 번도 뒤집지 못했다.
문제는 이러한 투타 엇박자가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지난 17일 429일 만에 복귀전을 치른 박희수가 가세하면서 마운드 운용에 숨통을 트인 SK지만 타선에서 최정의 공백이 아쉽다. 8월 들어 0.469를 기록하며 SK 타선을 이끌었던 최정은 11일 롯데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다. 복귀까지 3주 정도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 감독은 “올 시즌 제대로 된 전력으로 경기를 치른 적이 없다. 한 명이 복귀하면 다른 한 명이 또 다친다. 속상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가을야구 DNA 있다던 SK,성적 추락 왜?…극심한 투타 엇박자
입력 2015-08-19 15:58 수정 2015-08-19 1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