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가 견제구에 맞았다. 미국 프로야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포수 웨링턴 카스티요(28·도미니카공화국)가 강정호의 몸을 노리고 던진 듯 빠르고 정확하게 날아간 공은 팔과 엉덩이를 타격했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팬들은 “불순한 의도의 견제구가 아니냐”며 카스티요를 비난했다.
문제의 상황은 19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와의 메이저리그 홈경기에서 발생했다. 강정호가 우전 안타를 치고 2사 1·2루 기회를 만든 5회말 닐 워커의 타석에서였다. 강정호는 1루에 있었다.
애리조나 1루수 폴 골드슈미트는 강정호의 도루를 예상하지 않은 듯 1루 베이스보다 몇 걸음 뒤로 떨어져 있었다. 강정호의 올 시즌 도루는 5개로 많은 편은 아니다. 강정호는 워커의 타격 때 달릴 수 있도록 1루 베이스에서 2루 방향으로 한 걸음 떨어져 있었을 뿐 도루를 시도할 자세는 아니었다.
카스티요는 두 번째 투수 조쉬 콜멘터의 2구째를 받은 순간 벌떡 일어나 1루를 향해 공을 던졌다. 견제구였다. 강정호는 재빨리 1루 베이스를 밟으면서 견제구를 피했지만 공은 팔을 한 차례 타격한 뒤 엉덩이까지 때리고 떨어졌다. 강정호는 견제사를 당하진 않았지만 팔을 부여잡고 통증을 호소했다.
하지만 중계방송 카메라에 잡힌 카스티요의 표정에선 미안한 기색은 찾을 수 없었다. 주심과 몇 마디 나누고 팔을 들고 주심을 가리키면서 ‘견제구에 문제가 없다’는 듯한 표정만 짓고 있었다.
피츠버그 팬들은 카스티요를 비난했다. 트위터의 피츠버그 팬들은 “카스티요가 강정호를 맞힐 목적으로 던진 게 분명하다” “위축하게 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뻔뻔하고 악랄하다” “선수끼리 보호할 생각도 없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하지만 강정호는 다음 타석에서 홈런으로 복수했다. 7회말 1사 주자 없을 때 119m를 날아가 왼쪽 담장을 넘긴 솔로 홈런으로 애리조나의 배터리를 흔들었다. 강정호의 올 시즌 10호 홈런이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에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강정호는 7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을 작성했다. 피츠버그는 연장 15회말 페드로 플로리먼의 끝내기 3루타로 9대 8의 진땀 승을 거뒀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강정호 맞히고 뻔뻔한 저 표정 좀 보소”… 애리조나 포수 비난 빗발
입력 2015-08-19 1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