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누나 32] “하나님, 왜 절 남겨두셨죠?” 두아들 죽인 남자 용서한 목사님

입력 2015-08-19 13:32 수정 2015-08-19 14:37
불의의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아들을 안고 있는 에딩스 목사 부부. 부부는 이 사고로 뱃속의 8개월된 아이마저 잃어야 했다. 페이스북 캡처
사고 나기 전 에딩스 목사 부부와 그의 아들의 일상을 담은 사진들. 페이스북 캡처
교회누나의 천국 이야기 서른 두번째 이야기

작고 어린 두 아이를 앗아간 교통사고 가해자를 용서한 미국 목사님이 계십니다. 트럭 운전자의 부주의로 일어난 끔찍한 사고는 지난 5월 일어났고 이들의 사연은 최근까지도 보도됐습니다. 외신을 보는 내내 너무도 해맑은 아이의 모습에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그러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저에게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가해자를 용서할 수 있을까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그 목사님이 예수님이 우리를 용서하시듯, 트럭 운전자를 용서할 수 있을까 말입니다.

목사님의 이름은 젠트리 에딩스입니다. 에딩스 목사님은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가장 큰 교회인 포레스트힐처치의 협동목사인 주의 종입니다.

에딩스 목사님은 여동생 결혼식에 참석한 뒤 아내 해들리와 집으로 돌아가던 중 2살 아들과 뱃속의 8개월 된 아이를 한꺼번에 잃었습니다. 첫째 아들은 즉사했고, 둘째는 조산했지만 결국 사망했습니다.

사고의 원인은 20대 후반 남성 운전자의 산만한 운전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미국 언론들은 가해자의 얼굴을 공개했습니다. 그 사진을 본 순간, 저도 모르게 미움의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에딩스 목사님이 한 지역방송과의 인터뷰가 제 마음을 부끄럽게 했습니다.

“우리는 이 일을 저지른 사람을 마음으로 용서했습니다. 그것은 매우 어려웠지만, 저와 내 아내는 예수께서 우리의 죄를 용서하셨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트럭 운전사를 아주 쉽게 용서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말로만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한건 아닌지요.

물론 에딩스 목사님 부부도 “우리도 많이 울었다” “사람들이 우리가 위대하고,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며 힘들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부부는 예수님이 그러했듯 가해자를 용서했습니다.

에딩스 목사는 “아들 돕스가 살아 있을 때 얼마나 행복해했는지 그때는 몰랐다”고 말하면서도 부부의 곁을 떠난 아들이 하나님의 곁에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했습니다.

에딩스 목사는 용서에 이어 앞으로의 삶도 얘기했습니다.

“이제 제가 생각할 수 있는 한 가지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곳에 남겨 두시고 살게 하신 것입니다.”

엄청난 비극을 맞은 목사님도 하나님이 예비하신 삶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도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삶을 따라 순종해야 하지 않을까요.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