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치오 팬들 수준하고는”… 손흥민 출전 경기에서 인종차별 응원가

입력 2015-08-19 11:30

손흥민(23·레버쿠젠)이 출전한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관중의 인종차별 응원가 논란이 불거졌다.

독일 일간 빌트는 19일 이탈리아 로마 올림피코 스타디오에서 독일 레버쿠젠이 이탈리아 라치오에 0대 1로 패배한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을 마친 뒤 “미드필더 카림 벨라라비, 수비수 조나단 타, 웰덴이 공을 잡을 때마다 라치오 관중들은 흑인을 비하한 노래를 불렀다”고 보도했다. 벨라라비와 타는 독일 국적, 웰덴은 브라질 국적이다.

손흥민도 이 경기에 출전해 전반전까지 뛰었다. 라치오 관중들의 인종차별 응원가는 손흥민을 직접 겨냥하지 않았다. 하지만 비유럽 선수인 손흥민에게도 라치오 관중들의 인종차별 응원가는 불쾌할 수밖에 없다.

빌트는 “장내 아나운서가 경고했지만 노래가 계속 이어졌다”며 “라치오의 일부 팬들은 무례하게 행동했다”고 지적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정치, 종교, 민족, 인종 등을 선전 또는 비하한 행동, 구호, 문구, 상징물을 모두 금지한다. FIFA의 하위 단체인 UEFA도 마찬가지다. 다국적 선수들이 뛰는 클럽축구에서 관중의 인종차별은 무관중 경기 등 강력한 징계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라치오 관중들의 인종차별 응원가 내용의 수위에 따라 구단 차원의 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경기에서는 레버쿠젠이 0대 1로 졌다. 레버쿠젠은 오는 27일 홈구장 바이 아레나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2차전 홈경기에서 승리해야 본선으로 진출할 수 있다. 이 마저도 실점할 경우 두 배를 초과한 득점으로 승리해야 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