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리수용 외무상, 보름이상 해외 체류 왜?…태국·브루나이 이어 유럽행

입력 2015-08-18 21:17 수정 2015-08-18 21:18

리수용 북한 외무상이 최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지난 3일 출국 후 보름 이상 해외에 체류 중인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리 외무상은 지난 4일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한 후 6일 ARF 외교장관회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이 기간 파키스탄, 러시아, 미얀마, 라오스, 일본, 유럽연합(EU), 인도네시아 등과 양자 접촉을 가졌다.

AFR 외교장관회의 이후 태국을 방문해 10일 따나삭 빠띠마프라곤 태국 외무장관과 만나 양국 사이의 투자, 농업기술, 관광 등 경제 협력 강화와 친선 관계 증진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어 브루나이로 이동, 12일에는 알 무흐타디 빌라흐 볼키아 왕세자와 모하메드 볼키아 외교장관을 각각 면담하고 양국 관계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브루나이 방문 일정을 마친 후 유럽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일 출국 후 16일째 해외에 머물려 아세안 지역을 훑고서 유럽으로 행보를 옮긴 것이다.

리 외무상의 이 같은 행보는 이란의 핵협상 타결, 혈맹이던 쿠바의 미국과 국교정상화 등 외교적 고립위기를 반영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북한은 2013년 2월 제3차 핵실험과 이후 장성택 처형 이후 '순망치한'으로 불리던 중국과도 관계가 악화한 상황이며, 이번 ARF 외교장관회의에서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사실상 처음으로 중국과 양자접촉을 갖지 않았다.

이와 함께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경제적 지원과 협력을 이끌어내고, 하반기 유엔을 중심으로 다시 달아오를 것으로 보이는 국제사회의 대북 인권공세를 무마하기 위한 물밑 여론전을 펼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