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사고로 1년 넘게 코트를 떠났던 전주 KCC 김민구(24)가 부상에서 돌아와 복귀전을 치렀다. 김민구의 코트 복귀 속에 KCC는 경희대를 꺾고 가장 먼저 2015 프로아마 농구 최강전 준결승에 올랐다.
KCC는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경희대와의 경기에서 76대 62로 승리했다. 초반 경희대의 촘촘한 수비에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KCC는 후반으로 갈수록 높이에서 우위를 점했다. 리바운드 44대 30으로 골밑을 장악했다. 경희대는 빠른 템포로 맞섰으나 2쿼터 주전가드 최창진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생긴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무너졌다.
김민구는 점수 차가 벌어지던 4쿼터 중반 코트를 밟았다. 지난해 6월 음주운전 사고 후 1년 2개월 만이다. 사고 후 연습경기에 뛴 적은 있었지만 공식대회 출전은 처음이다. 경희대를 나온 김민구는 모교를 상대로 특유의 농구 센스를 발휘했다. 6분51초를 뛰며 3득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다만 방향전환이나 폭발적인 돌파를 보이기엔 무리가 있었다.
김민구는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코트에 다시 돌아오는 날만 꿈꿨다. 오늘 코트에 서니 감회가 새롭고 벅차올랐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사과도 잊지 않았다. 그는 “먼저 팬들에 사과드린다”며 “계속 사과를 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움직일 수 있고, 뛸 수 있을 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반성도 많이 했고 후회도 많이 하고 있다. 징계도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추승균 KCC 감독은 김민구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는 뛰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민구는 D리그(2부 리그)에서 재활에 전념할 예정이다.
연세대는 혼자서 25득점을 올린 허훈(20)의 활약에 힘입어 서울 SK를 96대 84로 완파했다. 역대 최강전에서 SK와 두 차례 만나 모두 졌던 연세대는 이날 설욕과 함께 이번 대회 최고 이변을 연출했다. ‘농구천재’ 허재의 차남인 허훈은 내외곽을 휘저으며 25득점 7어시스트 5리바운드를 기록,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국가대표 포워드 최준용(21)이 3쿼터 도중 5반칙으로 퇴장당해 위기를 맞았지만 박인태(20)가 그 자리를 메우며 20득점 1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허훈은 “주눅들 필요 없이 기본 플레이에 열중했다”며 “자신 있게 경기에 임했고 안 되더라도 부딪혀보자는 생각이 강했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김민구 복귀,KCC 가장 먼저 준결승 진출…연세대는 SK 잡고
입력 2015-08-18 2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