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엠블럼 표절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일본 올림픽조직위원회가 벨기에 극장 로고 디자이너들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일본올림픽조직위원회가 17일 성명을 내고 “벨기에 디자인 회사는 우리 조직위의 설명을 들으려고 하지도 않고 자신들의 주장만 외신을 통해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엠블럼에 대해서는 “아트디렉터 사노 켄지로가 디자인한 엠블럼은 자신의 창작 행위에 근거한 완전히 독창적인 작품”이라며 “대회의 가치와 메시지를 받아 1964년 도쿄올림픽의 엠블럼과의 관계도 나타낸 작품”이라고 정당성을 주장했다.
벨기에 디자인 회사인 ‘스튜디오 데비(Studio Debie)’는 지난 7월 회사 페이스북을 통해 “자사가 2011년 디자인한 벨기에 라에주 극장의 로고와 도쿄올림픽 엠블럼을 나란히 게시하며 “2개의 로고 사이에 현저한 유사점이 있다”며 표절 의혹을 주장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의 로고는 ‘도쿄(Tokyo)’ ‘팀(Team)’ ‘내일(Tomorrow)’의 의미를 담은 영어 알파벳 ‘T’ 모양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스튜디오 데비가 제시한 리에주 극장 로고 역시 T를 기본으로 한 디자인으로 오른쪽 상단에 일본을 의미하는 붉은 원 하나를 추가한 것을 제외하면 지나치게 유사해 보인다는 평가다.
벨기에의 극장과 ‘스튜디오 데비’ 디자이너 측은 지난달 14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대해 엠블럼의 사용 금지와 1회에 5만 유로(약 690만원)를 지불하도록 요구하고 벨기에 민사 법원에 제소했다.
일본 올림픽조직위 관계자는 주변의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모습이다. 특히 “내년에 있을 2016 리우올림픽도 비슷한 논란을 겪었다”며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유지했다.
일본 네티즌들은 조직위의 비난 성명발표가 창피하다는 입장이다. 네티즌들은 “모방 의혹의 엠블럼 정말 창피하다 그만둬요” “구차하다” “이 엠블럼만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것도 표절이 드러나고 있다” “왜 그렇게 사노 디자이너를 감싸지?” “아무리 봐도 표절이다, 참고했다고 왜 못 말을 못해” “국민들도 다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왜 무시하지?” “국민에게 설문조사를 받아라” “도쿄 올림픽 엠블럼에 응모한 다른 작품도 보고 싶다”등 대부분이 조직위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사노의 동료 디자이너들도 지금은 침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엠블럼 표절 논란 日올림픽 조직위 적반하장… “독창적 작품”
입력 2015-08-19 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