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방콕 너마저…점점 더 여행하기 힘들어지는 지구촌

입력 2015-08-18 17:10 수정 2015-08-18 17:56




지구가 점점 더 여행하기 어려운 별이 되어가고 있다. 특히 비교적 안전한 여행지로 꼽혔던 태국 수도 방콕에서 17일 141명의 사상자를 낸 폭탄 테러 사건이 발생하자 국제 여행업계가 상당히 충격 받은 모습이다.

실제로 근래 들어 국제사회는 극도로 첨예해진 종교 및 정치적 갈등, 종족 간 분쟁, 난민 증가 등으로 어느 때보다 불안한 지구촌이 됐다. 태국 테러 사건도 군부 독재에 반대하는 정치적 세력 또는 이슬람권 세력이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종교 및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해 18일 현재 중동 지역은 우리 외교부에 의해 거의 대부분이 ‘여행자제’ 지역으로 규정된 상태다. 특히 비교적 안전한 여행지이던 사우디아라비아조차도 수니파인 ‘이슬람국가(IS)’에 의한 시아파 종교시설에 대한 테러 사건이 빈발해지면서 역시 여행자제 지역으로 분류됐다. 성지순례로 유명한 이스라엘은 지난해 여름 가자전쟁 이후부터 전 지역이 ‘여행자제’ 지역에서 풀리지 않은 상태다. 피라미드 여행지로 유명한 이집트 역시 각종 테러와 종파 간 갈등으로 전 지역이 ‘여행자제’ 지역으로 규정돼 있다.

여행하기 괜찮았던 터키 역시 최근 들어 소수민족인 쿠르드족의 테러가 다시 확산되면서 여행 위험 지역이 됐다. 국제 도시인 이스탄불조차 주요한 테러 대상이 됐다.

기독교 세력과 이슬람 세력, 종족 간 갈등이 첨예한 아프리카 역시 대부분 지역이 ‘철수권고’ 또는 ‘여행금지’로 규정돼 있고 나머지 지역들 대부분도 ‘여행자제’ 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여행객이 급증하고 교통수요도 늘고 있지만 교통안전 의식은 오히려 떨어진 것도 여행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됐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안전 문제는 심각한 지경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16일 동부 파푸아주에서 여객기 추락으로 54명이 숨진 인도네시아는 ‘항공 지옥’이라는 오명이 붙어 있다. 이곳에서는 최근 8개월 새 대형 항공기 추락 또는 실종 사건이 3차례나 발생했다. 인도네시아와 마찬가지로 국토 대부분이 섬인 필리핀에서는 지난달 2일 승객 173명을 태우고 세부섬으로 향하던 여객선이 전복돼 55명이 사망했다. 지난달 1일 중국 지안에서도 한국인 공무원들이 탄 버스가 열악한 도로를 과속으로 달리다 다리에서 추락해 11명이 사망했었다. 열기구 여행으로 유명한 터키의 카파도키아에서도 지난 6월과 지난해 12월 열기구 추락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화산 및 지진활동이 활발해진 것도 여행업계를 긴장시키는 요인이 됐다. 여름철에 특히 전 세계 트래킹 여행객들이 자주 찾았던 네팔은 지난 4월에 발생한 지진 여파로 등반이나 트래킹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우리 외교부도 네팔에 대해 안나푸르나, 랑탕, 에베레스트 일대는 ‘철수권고’를, 나머지 전 지역도 ‘여행자제’를 발령해놓았다.

파푸아뉴기니를 비롯해 태평양 지역과 남미 안데스 산맥 일대 등 지진 및 화산활동이 많은 환태평양 ‘불의 고리’ 지역들도 여행하기 어려워진 곳들이다. 일본 역시 2011년 발생한 대지진 여파로 동북부 일대 8곳이 아직까지도 ‘철수권고’ 지역으로 묶여 있는 등 여전히 여행을 꺼리는 곳이다.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한 불안한 치안도 여행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남미 대부분의 지역이 치안이 열악한 상태이고, 난민들과 집시가 많아진 유럽도 더 이상 안전한 여행지가 못된다. 동남아 지역도 치안에 관한 한 여행이 꺼려지는 곳들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