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적통 계승 자처 야권 총출동...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 긴장감

입력 2015-08-18 16:54

18일 서울 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에는 야권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특히 야권지형 재편 움직임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인사들은 물론 '신당파'까지 야권의 주요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추도식장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비주류 수장들도 저마다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발언을 쏟아내면서 'DJ 정신 계승'을 자처하고 나서는 등 '정통성'을 둘러싼 미묘한 경쟁기류도 감지됐다.

이날 추도식에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김상곤 혁신위원장 등 지도부 및 당 원로인 권노갑 문희상 이해찬 임채정 정세균 상임고문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신당을 준비 중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과, 원외정당인 '민주당'에 소속된 김민석 전 의원, 탈당설이 이어지는 박주선 의원도 추도식장에 나타나 주목을 받았다.

이날 추도식은 '적자'로서 김 전 대통령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내는 행사여서, 새정치민주연합과 천 의원 등 신당파 사이에서는 미묘한 경쟁구도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다만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그 분(신당파)들도 김 전 대통령을 모시고 정치를 했다. 신당 대표로 온 것이 아니라 순수한 마음으로 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문 대표 등 새정치연합 지도부와 '신당파'는 떨어져 자리하면서 직접 대화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대신 천 의원은 트위터에 "민주주의, 서민경제, 한반도 평화가 모두 위기에 처한 지금, 벽에 대고 욕이라도 하라던 말씀이 떠오른다"면서 "대통령님의 유지를 받들어 한국정치를 전면 재구성하겠다"고 글을 남겼다.

새정치민주연합내 비주류 수장들도 잇따라 추도식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DJ정신'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김한길 전 대표는 행사 참석 후 페이스북에 글을 남겨 "김 전 대통령의 부름을 받아 정치를 시작한 저는 당신을 가까이에서 모시면서 정치를 배웠다는 것이 영광스럽습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당이 어렵다. 두 차례의 총선과 대선에서 연거푸 패배한 이후에 아직도 일어서지 못하고 있다"며 "50년만의 수평적 정권교체를 향해 혁신을 실천한 당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다시한번 불굴의 도전정신과 중단 없는 혁신으로 재무장해야 한다고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도 트위터에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위기·서민경제 위기·남북관계 위기를 크게 걱정을 했다. 지난 6년을 더 보셨다면 걱정을 넘어 분노했을 것"이라며 "그 분의 빈자리가 크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고 남겼다.

이날 추도식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건호씨가 지난해에 이어 참석했다.

그는 최근 새누리당 김 대표를 향해 직설적인 비판을 가한 것과 관련, "추도사를 후회하지 않느냐"는 취재진에 질문에 아무 답도 내놓지 않았다.

이날 추도식에서 참석자들은 고인의 뜻을 받들어 남북화해에 힘을 모으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표는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통령은 통일의 문을 연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경륜이 새삼 그립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추도사에서 "영정앞에 한없이 부끄럽다. 대통령이 열어놓은 한반도 평화의 길과 통일의 길이 안개 속에 갇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전 의원은 인사말에서 "아버님이 노력해 남북관계에 큰 성과를 냈지만 쉽게 무너지는 것을 봤다"며 "제2, 제3의 김대중 대통령이 속히 나와야 한다"고 했다.

식장에는 박 대통령을 비롯해 전두환 이명박 전 대통령,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 손병두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등이 조화를 보내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대통령 서거 6년만에 남북관계는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지금 정책을 고수한다면 남북관계의 발전을 저해한 책임만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새정치연합은 남북관계 진전을 대통령님의 유훈으로 새기며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