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도 높은 팬을 보유하고 있지만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롯데 자이언츠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가을야구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매 경기 총력전을 선언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롯데는 17일 현재 49승 59패로 8위에 처져 있다. 그렇다고 아직 가을야구 진출의 꿈이 완전히 사그라진 건 아니다. 중위권 혼전이 이어지며 5위 한화 이글스(53승 54패)와 4.5게임 차다. 수치상으로는 여전히 5위 가능성이 남아 있다.
이에 롯데는 남은 자원을 풀가동해 5위권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새웠다. 승리의 여지가 보이면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총동원해 무조건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것이다. 이종운 감독은 심수창과 홍성민을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대기시키고 있다. 지난 7월 말부터는 ‘여왕벌’ 정대현이 불펜에 가세했다. 선수들도 각오를 다지고 있다. 홍성민은 “시즌 시작할 당시 보직이 정해져 있지 않았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어디서든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 하나만 하고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통상적으로 3경기 차를 좁히기 위해선 한 달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 이제 롯데에게 남은 경기는 37게임 밖에 없는 상황이다.
코칭스태프의 판단 미스도 가을야구행을 가로막고 있다. 총력전을 펼치면서도 잘못된 투수교체로 경기를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전날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1-0으로 앞서던 3회말 무사 만루에서 선발 이재곤이 박병호에게 그랜드 슬램을 얻어맞자 이종운 감독은 똑같은 사이드암인 김성배를 마운드에 올렸다. 통상적으로 투수 교체를 할 때는 같은 유형의 투수를 내보내지 않는다. 타자가 이미 공의 궤적에 적응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또 불펜에서 대기시키겠다는 심수창을 내세우지도 않았다. 결국 김성배는 올라오자마자 김민성에게 우월 2루타를 얻어맞았고, 이택근과 김하성에게 연속 적시타를 내주고 2점을 헌납했다.
이에 비해 9위 LG 트윈스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치열한 승부 대신 자체 리빌딩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모양새다. 요즘 LG 경기에선 낮선 얼굴이 자주 등장한다. 서상우가 팀의 4번을 치고 있고, 유강남은 안방마님 자리를 계속 차지하고 있다. 안익훈은 박용택을 대신해 중견수로 출장 중이다.
젊은 선수들이 활약하면서 최근 LG의 분위기는 좋아지고 있다. 8월 들어 6승 8패를 기록해 총력전을 펼친 롯데(4승 9패)보다 성적이 좋다.
토종 선발 키우기도 한창이다. 올 시즌 LG는 5선발 부재로 시즌 내내 골머리를 앓았다. 최근 양상문 감독은 장진용, 이준형, 김광삼 등을 계속해서 시험하고 있다. 양 감독은 “길게 보고 나가야 한다. 내년에도 5선발 찾기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며 “국내 프로야구 전체 발전을 위해서도 한국 선수 선발 키우기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매 경기 총력전 펴겠다는 롯데,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할까… LG는 리빌딩 선택
입력 2015-08-18 1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