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돌학교 ‘홈 커밍 데이’… 졸업생 한자리에 모이다

입력 2015-08-18 15:34
산돌학교 ‘홈 커밍 데이’ 행사에 참가한 졸업생 일부와 이 학교 교사들이 16일 경기도 남양주 감리교 연수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산돌학교 제공

경기도 남양주 수동면의 한갓진 숲 속에 위치한 산돌학교에서는 지난 15~16일 졸업생들의 모교 방문 행사인 ‘홈 커밍 데이’가 열렸다. 산돌학교 졸업생들은 15일 오후 4시쯤부터 학교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교사들과 삼겹살을 구워먹으며 담소를 나누었다.

이튿날인 16일 산돌학교에서 만난 졸업생 이주형(18)군은 “동기들이나 선배들의 근황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지난 2월 졸업한 이군은 ‘막내 기수’였다.

“1기 선배들도 오는 행사여서 참석하기 전에는 부담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형이나 누나들이 편하게 대해줘 재밌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저에게 산돌학교는 정말 소중한 곳입니다. 이 학교에 다니면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배웠으니까요.”

산돌학교는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가 2004년 3월 세운 대안학교다. 개신교 교단이 건립한 대안학교로는 국내 처음이다. 중·고교 통합 5학년 과정인 산돌학교는 그간 100명 넘는 졸업생을 배출했다. 학교는 영어 수학 등 일반 교과수업을 진행하면서 생태와 영성의 가치를 되새기는 커리큘럼도 병행해왔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생들은 텃밭을 일구고 장도 담그면서 5년을 보낸다.

산돌학교의 홈 커밍 데이 행사는 올해가 처음이다. 행사에 참가한 졸업생은 49명. 이들에게 산돌학교는 10대 시절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곳이다. 1기 졸업생 김서원(24)씨는 “산돌학교는 구성원 모두가 가족처럼 지내는 곳”이라며 “오랜만에 학교를 방문해 참 기쁘다”고 말했다.

산돌학교 교장 이은재(59) 목사는 “홈 커밍 데이는 굉장히 의미가 큰 행사”라고 소개했다. 그는 “개교 10년을 넘긴 상황에서 우리가 전개한 대안교육이 아이들에게 유용했는지 점검하고 싶었다”며 “졸업생들이 자신감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목사는 최근 산돌학교 운영 권한을 둘러싼 교단과의 불협화음을 거론하며 우려를 표시했다. 기감 장정개정위원회(장개위)는 오는 10월 입법의회를 앞두고 산돌학교 운영 권한을 남양주에 있는 감리교 연수원에서 본부 교육국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목사는 “연수원이 관리하던 학교를 서울에 있는 감리교 본부가 관리하면 학교 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산돌학교의 자치권을 보장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남양주=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