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명문고등학교의 선배 남학생들이 졸업 전 여자 후배와 성관계를 가질수록 높이 평가받는 추잡한 전통이 드러났다. 해당 학교는 고교계의 아이비리그라고 불리는 미국 8개 명문학교연합에 포함된 미국 뉴햄프셔주 콩코드의 세인트폴 기숙학교다.
충격적인 전통은 이 학교의 졸업생 오웬 라브리에(19)가 지난해 5월 학교 옥상에서 15세 여자 후배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되면서 16일(현지시간) 드러났다.
경찰 진술에서 라브리에는 이 학교에는 졸업하기 전 후배와 성관계를 갖는 선배들을 높이 평가하는 전통이 내려오고 있다고 밝혔다.
남학생들은 여학생들과의 성관계 횟수 등을 놓고 경쟁을 했고 학교 건물 안에다 점수판까지 만들어게시하며 경쟁을 부추겼다. 학교에서 몇 번이나 점수판 위에 페인트칠을 해버리자 아예 온라인에 점수판을 만들기도 했다고 라브리에는 전했다.
1등이 되고 싶었던 라브리에는 결국 범법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후배가 저항하거나 도망가지 못하게 낚아채 여러 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 상태다.
라브리에는 그러나 오히려 후배가 자신과 성관계를 원했으며 자신은 '신적인 영감'을 받아 인내심을 발휘해 성관계는 하지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또 자신은 다른 학생들이 이런 짓을 하지 못하게 하려고 애를 썼으나 학교의 방지 노력이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라브리에는 졸업식에서 '이타적으로 학교활동에 헌신했다'는 이유로 학교장상까지 받았다. 그는 하버드대 입학허가를 받았지만 성폭행 혐의가 드러나며 입학이 취소됐다.
라브리에는 17일 첫 재판을 받는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 학교 학생과 졸업생이 출석해 문제의 전통에 대한 증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
1856년 개교한 세인트폴 기숙학교는 케리 국무장관뿐만 아니라 다수의 의원과 노벨상 수상자까지 배출한 명문고다. 졸업생 가운데 대사가 13명, 퓰리처상 수상자도 3명이다. 케네디가 등 명문가 자제들도 이 학교를 졸업했다.
여학생 입학은 1971년 허용됐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넌 몇 번 했냐”…졸업 전 여후배와 성관계 횟수 경쟁
입력 2015-08-18 15:17 수정 2015-08-18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