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진천의 공립 고등학교가 산업체 우수강사를 상대로 3년 동안 무려 9번이나 재고용하는 쪼개기 근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2012년 5월 진천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의 산업체 우수강사로 취업한 김모(32)씨는 수업 보조교재를 만들고 실험 과정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김씨는 현재까지 근로계약서를 무려 9번이나 작성했다. 지난해 7월 김씨가 작성한 재계약 요청서에는 ‘대학원 진학에 따른 고용 안정을 위해 재계약을 요청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근로자가 학업·직업훈련 등을 이수하는 데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에는 근로 기간이 총 2년을 넘어도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하지 않고 기간제로 고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학교는 최근에도 공고를 통해 산업체 우수강사 1명을 채용했다. 계약기간은 지난 17일부터 내년 2월까지다. 증평공업고등학교도 내년 3월까지 근무할 산업체 우수강사 2명을 모집하고 있다.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등은 현장경험이 풍부한 산업체 근로자를 강사로 채용하고 있다. 보수는 시간당 2만~3만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사는 계약직 신분으로 도교육청 무기계약 대상 직종에 해당되지 않는다. 학교는 교육과정에 따라 채용 기간을 정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산업체 우수강사는 채용 조건에 따라 무기 계약직 전환이 불가능하다”며 “무기 계약직으로 전환할 경우 학교가 예산을 부담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바이오마스터고 관계자도 “산업체 우수강사 제도가 단기 사업에 불과하고 무기 계약직 전환에 따른 예산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산업체 우수강사 ‘쪼개기’ 재계약 논란
입력 2015-08-18 1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