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혼다 게이스케(29)가 이탈리아 프로축구 AC 밀란의 올 시즌 1호 골을 장식했다. 최근 대표팀의 부진으로 깊은 상심에 빠진 일본 축구팬들은 유럽파들이 연이어 전한 희소식에 화색을 되찾았다.
일본 언론들은 18일 AC 밀란이 페루자를 2대 0으로 제압한 코파 이탈리아 경기에서 1득점 1도움을 기록한 혼다의 맹활약을 일제히 보도했다. AC 밀란의 올 시즌 첫 경기였다. 혼다는 여기서 선제골을 넣었다. 혼다가 AC 밀란의 올 시즌 첫 번째 골을 기록한 것이다. 일본 언론들은 이 점을 앞세웠다. “역습의 혼다”를 표제로 뽑은 일본 축구전문 매체 ‘사커 매거진 존 웹’의 기사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 스포츠뉴스에서 가장 많이 본 기사에 올랐다.
일본은 지난해 6월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에서 1무2패로 탈락했다. 장기침체의 시작이었다. 지난 1월 호주아시안컵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에 무릎을 꿇어 8강에서 탈락했다. 지난 9일 중국 우한에서 막을 내린 동아시안컵에서는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 북한에도 밀려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 사이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1차전 홈경기에서 싱가포르와 득점 없이 비기는 수모까지 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파의 연이은 선전은 일본 축구팬들에게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 오카자키 신지(29·레스터시티)가 지난 15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에서 데뷔골을 넣고 사흘 뒤 혼다가 이탈리아에서 득점 소식을 전하면서 일본 축구팬들은 장기침체를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화색을 되찾은 분위기다.
일본 축구팬들은 “결국 유럽파가 해답이다” “혼다가 돌아오면 대표팀의 전력은 대폭 상승한다” “이탈리아 명문 구단의 에이스가 일본인이란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환호했다.
일본 축구의 흐름은 대표팀이 선전하고 유럽파가 잠잠한 우리나라와 반대의 곡선이다. 일본 축구팬들 사이에서 이 점을 의식한 듯한 발언들도 줄줄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한국과 일본이 지난 10년의 흐름을 서로에게 주고받은 분위기다. 박지성과 기성용이 해냈던 한국 유럽파들의 활약을 혼다와 오카자키가 물려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망한 줄 알았던 日축구 ‘급방긋’… “혼다가 해낼 줄 알았어”
입력 2015-08-18 1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