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 찾는 제비 급증

입력 2015-08-18 13:06

대표적 여름 철새인 제비(사진)가 월동에 앞서 들리는 중간기착지인 흑산도에서 개체 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제비의 중간기착지인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서 올해 도래한 개체 수를 조사한 결과 3408개체가 관찰됐다고 18일 밝혔다. 조사를 시작한 8년 전(2007년)에 비해 67% 증가한 것이다.

흑산도를 찾은 제비는 2007년 2036개체가 관찰된 이래 2013년 1188개체를 기록하는 등 지속적으로 감소하다가 지난해 1905개체로 증가했다. 월동지인 중국 남부 및 동남아시아 지역의 서식지 훼손 등 환경 변화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친환경 유기농법 확산에 따라 제비의 먹이와 둥지 재료가 증가하는 등 서식 환경이 개선된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개체 수 증가는 흑산도에 국한된 결과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전역에서 제비가 증가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다만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육상의 번식 지역에서도 증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올해 제비 도래 시기(최대 개체 수 도착일)는 2007년에 비해 3주 이상(23일) 늦은 4월 30일이었다.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 때문에 월동이 늦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가을철에는 봄철에 찾은 제비의 30% 이하만이 흑산도를 다시 찾았다. 이는 봄, 가을의 이동 경로가 다르거나 제비가 곧바로 월동지로 이동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흑산도를 찾은 제비의 45.2%는 1일 정도 머물렀고, 최장 체류 기간은 22일이었다. 제비들은 흑산도를 잠깐의 잠자리와 먹이를 먹는 장소로 주로 활용했다.

신용석 국립공원관리공단 연구원장은 “흑산도는 이동하는 제비가 먹이를 먹고 휴식하는 중요한 장소”라며 “이번 조사가 서식지 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