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소회를 밝혔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가 비주류 진영을 대표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반쪽 원내대표’라는 당내 비판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더 큰 갈등을 막는데 상당한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이 원내대표는 “잘 해보려는 의욕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솔직히 답답한 상황”이라며 취임 100일 소회를 밝혔다. 그는 자신의 첫 협상파트너였던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 파동을 거론하며 “국회와 의회정치가 무너졌고, 의회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졌다. 새누리당이 청와대에 흡수돼 삼권분립이 아닌 일권전횡을 만들었다”고 정부와 여당을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독선과 불통의 대통령을 넘어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며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의 전면 도입을 요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아동대상 강력범죄에 대해서 공소시효를 폐지한 이른바 ‘태완이법’ 통과와 메르스 피해 병·의원 보상지원 예산 확보, 사회적 대타협을 통한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등을 지난 100일간 자신의 성과로 제시했다.
하지만 취임 이후 이 원내대표가 당내 갈등을 오히려 부추겼다는 당내 비판도 제기된다. 각종 현안을 놓고 문 대표와 공개적으로 충돌해 균열상을 외부에 노출한 것은 물론 원내 지도부 인사 대부분을 비노(비노무현) 진영 의원으로 선임해 공평하지 못한 인사를 단행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문 대표의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간 ‘빅딜’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그런 판단을 하기는 이른 시기”라며 선을 그었고, 문 대표가 최재성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하려 했을 때는 ‘당무 거부’라는 항의 방식을 취했다. 반면 문 대표도 이 원내대표의 국회의원 정수 확대를 발언에 대해 “이 원내대표 개인 생각”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원내대표는 “더 커질 수 있는 갈등과 균형은 제가 역할을 다해 막고, 다르지만 틀리지 않다는 전제 하에 당의 양 날개가 같이 잘 펄럭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도 “더 큰 갈등을 막아내는 완충역할을 했다고 감히 자부한다”고 자평했다.
이 원내대표는 보름 앞으로 다가온 정기국회와 관련해 민생안정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입법전쟁과 예산투쟁, 재벌개혁을 통한 ‘경제민주화 시즌2’를 키워드로 내걸었다. 구체적 과제로 중소기업 적합업종 추진입법과 중소기업의 필요에 의한 연구·개발(R&D)법 입법,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학·중소기업·정부 연계제도 구축, 공공임대주택 임대료 상승 조정 시스템 정비, 비정규직 권익보호를 위한 노동위원회법·산업안전보건법·최저임금위원회법 정비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이 국회법 개정안 및 세월호특별법 개정안 처리와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 진상조사에 대한 여당의 협조를 요구하고 있어 정기국회는 시작 전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한편, 이 원내대표는 당 안팎의 탈당이나 신당 움직임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이 원내대표는 “제가 탈당만 3번 했는데, 탈당은 모두 밝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탈당이었고 당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탈당이었다”며 “한 지역구에서 각 번호를 넘어들며 당선됐는데, 이번에는 번호를 유지하는 게 더 맞을 것 같은 예감”이라고 말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이종걸 원내대표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입력 2015-08-17 1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