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전승절 카드로 외교주도권 확보? “지뢰는 명백한 군사도발”

입력 2015-08-17 16:11
서영희 기자 finalcut02@kmib.co.kr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3년차 하반기에 속도감 있는 대외 행보에 나선다. 키워드는 박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것처럼 ‘확고한 원칙’과 ‘유연한 대응’이다. 박 대통령은 이런 대외 기조 속에 대중(對中) 및 대일(對日) 외교에서 한층 유연한 입장 속에서 실리를 추구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방문 통해 동북아 3국 관계 정상화 주도 포석?=출발점은 일단 박 대통령의 9월초 대 중국 행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이번 주 후반쯤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지만, 박 대통령의 중국 ‘항일승전 70주년(전승절) 행사’ 참석 쪽으로 사실상 가닥을 잡은 상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에서 “이번 주 후반 (참석 여부의 공식화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여러 국제정치적 변수를 두루 고려해 행사에 참석한다면 한·중 관계는 물론 동북아 외교지형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게 우리 정부 판단이다. 서방국가들은 참석을 꺼리고 있지만 우리로선 ‘전승절 참석 카드’를 통해 외교적 실리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이는 박 대통령이 지난해 11월부터 거듭 제안하고 있는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개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3국 정상회의는 중국의 거부로 3년째 열리지 못하고 있지만, 올해만큼은 반드시 열려야 한다는 게 박 대통령의 구상이다. 경제협력과는 별개로 정치적 측면에서 냉각기가 계속되는 동북아 역내 상황을 우리가 주도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에도 적지 않은 외교적 함의를 줄 수 있다. 최근 중·일 관계 개선에 열을 올리는 일본 전략을 견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역시 다음달 초순 중국 방문을 검토하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 “명백한 군사도발” 북한 비판=박 대통령은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시작된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을지 국무회의에서 북한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 사건에 대해 “불법적으로 군사분계선을 침범해 우리 장병의 살상을 기도한 명백한 군사도발”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계속 증대되는 상황에서 북한 도발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한반도 평화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확고한 안보의식과 강력한 군사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이번 지뢰폭발 당시 위급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우리 장병들이 보여준 용기와 전우애는 군인으로서 위국헌신의 본분을 보여줬다”며 “중상을 입은 김정원 하사와 하재헌 하사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하며 부상 장병들의 명예고양과 치료를 포함해서 국가가 모든 것을 책임지고 조치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을지 국무회의에 앞서 ‘지하벙커’로 불리는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상황실에서 ‘을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했다. 이후 정례 국무회의를 열어 국정 현안을 논의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