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의 집단 폭행으로 뇌사 상태에 빠졌던 여고생이 장기기증으로 새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이 감동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천사가 따로 없다”고 감탄하며 추모 물결을 이어갔다. 아울러 가해 학생을 엄중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도 쏟아졌다.
뉴시스는 청주상당경찰서의 말을 인용해 청주 여고생 집단 폭행사건으로 뇌사 판정을 받은 박모양(17)이 지난 16일 오전 8시10분쯤 숨지면서 심장과 간, 폐, 신장을 적출해 응급환자 4명에게 이식했다고 1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고 당시 머리를 심하게 다친 박 양은 충북대학병원 중환자실에서 12일 동안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코를 통해 산소 공급을 받으며 생명을 부지했다. 그러나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게 되면서 가족들은 병원 측에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고 서울 아산병원과 세브란스 병원이 박 양의 장기를 적출해 응급환자에게 이식했다.
이 같은 소식이 온라인을 통해 전해지면서 네티즌들의 감동과 추모가 이어졌다. 수많은 네티즌들은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안타까워했다. 한 네티즌은 “이렇게 죽으려고 태어난 생명이 아닌데”라며 “말도 안 되게 사라진 생명의 마지막 길에 가족들이 대단한 선택을 하셨다”며 감탄했다. “제 삼자인 내 마음도 이렇게 아픈데 부모의 마음은 상상이 안 간다”는 네티즌도 “부디 폭력 없는 곳에서 못 다한 삶을 행복하게 누리길 빈다”며 추모했다.
더불어 가해 학생에 대한 엄중 처벌과 학교폭력을 근절할 수 있는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인터넷 곳곳에서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먹고 사람도 죽여 본 사람이 계속 죽인다”며 “아무리 청소년이라도 살인자는 엄벌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으며 격분했고, 다른 네티즌도 “쓰러진 학생을 발로 차는 건 죽으라고 찬 것”이라며 “상해치사가 아니라 살인죄를 적용해라”고 분노했다.
앞서 박양은 지난 4일 오전 5시 청주시 상당구 서문동의 한 상가 앞에서 고등학교를 그만둔 김군과 재학생 전모(17)양 등 2명과 승강이를 벌이다 폭행을 당해 안타까운 생을 마감했다. 경찰은 김군을 공동상해 혐의로 구속하고, 폭행에 가담한 전양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천사가 따로 없다”…청주 여고생 장기 기증에 감동 물결
입력 2015-08-17 1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