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들 한판 붙어보자구” 프로아마 최강전 2라운드 돌입

입력 2015-08-17 09:44
KBL 제공

“형님들 몸 풀었으니 동생들 한판 붙자”

머릿속에 그려왔던 진짜 농구 최강전이 시작된다.

15일 출발한 ‘2015 KCC 프로-아마 농구 최강전’ 1라운드 프로팀 간의 경기가 끝났다. 대회 개막전에서 승리를 챙긴 울산 모비스 피버스와 원주 동부 프로미는 1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동국대학교와 고려대학교를 상대로 ‘프로의 힘’을 보여줄 전망이다.

본격적으로 프로와 아마추어 팀이 맞붙는 2라운드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이 출전하지 않는다. 과거 실업팀과 대학팀이 자존심 대결을 펼쳤던 ‘농구대잔치’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건 지금부터라고 할 수 있다. 프로농구에서는 국내 선수 5명이 뛰는 경기를 볼 기회가 흔치 않았기 때문에 농구팬들에게도 최강전 2라운드 경기는 흥미 요소다.

아마추어 팀에 속하는 대학팀과 상무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2013 최강전 우승팀 고려대학교는 원주 동부를 제물로 2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프로팀 전력이 한 수 위라고 하지만 국내 선수들끼리 맞붙기 때문에 그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다. 실제로 프로-아마 최강전이 열렸던 2012년과 2013년 우승팀은 국군체육부대(상무)와 고려대학교였다.

신협 상무는 두 번의 최강전에서 모두 결승 무대에 올라섰다. 상무는 사실상 프로선수로 구성됐기 때문에 국내 선수끼리 맞붙었을 때 프로팀과의 전력 차는 확연히 줄어든다. 상무에서 ‘고참’ 선수인 변기훈과 이관희가 이끌었던 가드 라인에는 지난 시즌 LG를 진두지휘했던 ‘신병’ 김시래가 가세했다. 김시래와 함께 입대한 최부경과 최진수도 프로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선수들이다.

모비스와 동부에 이어 프로팀에서는 SK·KCC·오리온스가 대학팀들과 맞붙게 됐다. 외국인 선수들이 빠지는 가운데 서울 SK는 이승준-이동준-박승리-김민수로 이어지는 ‘혼혈 4인방’을 보유하고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SK 문경은 감독은 경기에서 효율성이 떨어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승준-동준 형제의 동시투입 가능성을 열어뒀다.

사실상 2012년 프로-아마 최강전이 생긴 뒤 프로팀이 우승한 적은 없다. 그동안 프로 입장에서는 정규시즌 개막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실력 점검 차원에서 이 대회에 참가해왔다. 아마추어 팀들과의 자존심 맞대결에서 지지 않고 최강전 우승컵을 들어 올릴 프로팀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