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8년간 조세회피처로 흘러들어간 대기업 자금 중 200조원 가까이 되는 금액이 국내로 회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오제세 의원이 한국은행과 수출입은행,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대기업의 조세피난처 송금액은 총 424억달러(약 508조원)로 집계됐다.
이 기간에 대기업이 국내로 수취한 금액은 2741억달러(322조원)에 불과했다. 송금액 대비 37%에 해당하는 1583억달러(186조원)가 조세회피처로 들어간 뒤 아직 국내로 돌아오지 않은 셈이다. 송금액 중 수출입은행이 투자금액으로 분류한 규모는 123억달러에 불과했다.
반면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1722억달러(202조원)를 송금했다가 2539억달러(298조원)를 회수해 817억달러를 더 거둬들였다.
조세피난처는 케이만군도, 버진아일랜드, 스위스, 싱가포르 등 국세청이 조세피난처로 규정한 50개국을 말한다. 조세회피처로 송금된 금액은 수출입 대금 결제와 해외투자 과정에서 3국 경유 자금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중 일부는 대기업이 해외에서 비자금으로 조성하거나 법인세를 탈세하기 위해 은닉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실제 조세회피처로의 순 유입액이 불어나면서 국세청이 역외탈세에 대한 세무조사를 통해 세금을 추가로 추징한 금액도 증가하고 있다. 2008년 1503억원에 불과하던 역외탈세 추징액은 2013년 1조789억원으로 7배 가량 늘었다. 국세청은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 수출입 차익 은닉, 해외 거래처로부터의 중계수수료 은닉, 페이퍼컴퍼니 명의의 금융상품 투자수익 은닉 등의 경우를 주요 역외탈세 사례로 보고 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조세회피처 간 대기업 자금 186조원 실종 사건
입력 2015-08-16 19:55 수정 2015-08-16 1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