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테러당한 줄 알았어요!”
검은 재와 쓰레기로 둘러싸인 일본 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사진이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위안부 소녀상 앞 어버이연합 집회 후 모습’이라는 제목으로 2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한 여성이 소녀상을 정성껏 닦고 있고 그 주위에 종이, 나무 조각, 비닐, 물병 등이 널브러진 모습이다.
검게 그을린 바닥은 하얀 소화기 분말로 뒤덮여 있었다. 소녀상의 의미를 담은 비석 역시 글씨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더럽혀졌다. 지난 15일 대한민국어버이연합과 보수국민연합, 한겨레청년단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아베 신조 총리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인 후 찍힌 것이다.
당시 보수단체 회원들은 소녀상 옆에서 아베 총리의 얼굴과 전범기가 그려진 현수막 등을 불로 태우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소화기를 뿌리는 소동이 빚어졌다.
네티즌들은 집회의 취지와 관계없이 소녀상 주위를 엉망진창으로 만든 사람들에 눈살을 찌푸렸다.
“아베 사진을 태우든 뭘 하든 뒷처리는 깔끔하게 해야죠.”
“아베를 규탄하는 시위긴 하지만 장소가 좀 그렇네요. 정리고 그렇고…”
“소녀상의 모습이 어쩐지 짠해요.”
“뒷정리는 깨끗해야죠.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잊지 말자는 뜻으로 세운 겁니다.”
한 네티즌은 “소녀상 테러 당한 줄 알고 깜짝 놀랐다”며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소녀상 테러 당한거야?” 아베 총리 규탄 시위에 ‘만신창이’
입력 2015-08-16 17:43 수정 2015-08-16 1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