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당국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최근 2주간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쿠르드족을 공격하며 최소한 세 차례 화학무기를 사용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미국 고위관리는 “이것은 새로운 정형(pattern)이 될 수 있다”고 말해 IS가 화학무기 사용을 IS 토벌전에 나선 이라크군과 쿠르드족 등을 공격하는 주요 전술로 채택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 정보당국은 IS가 지난 달 말 북부 시리아에서 겨자작용제를 살포한 것을 확인했으며, 이는 IS가 화학무기를 사용한 첫 사례라고 WSJ는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상당수의 쿠르드 전사가 다친 당시 공격에서 겨자작용제가 사용됐다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는 미군당국과 정보당국자 2명의 발언을 보도했다. 겨자작용제는 피부에 닿으면 화상과 수포를 일으키고 눈과 호흡기를 자극하는 치명적 물질로, 사용이 금지돼 있다.
IS는 지난 11일과 13일에도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을 상대로 수포작용제를 살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미 정보당국은 IS조직원들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획득한 원료를 소재로 화학무기를 직접 제조했거나 겨자작용제의 대량 은닉처를 발견했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한·미 고위관리는 “IS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부군의 무기고에서 화학무기를 획득했다는 정보를 미국은 갖고 있지 않다”고 WSJ에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러한 사실이 확인된다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진행 중인 대(對) IS전의 양상을 더욱 가열시킬 뿐 아니라 ‘금지선(red line)’을 넘은 IS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라는 압력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가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WSJ는 IS와의 전쟁이 화학전 양상으로 확산될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미국과 동맹국들의 IS 토벌전에 대한 부담이 한층 커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IS 화학무기 사용 일상화하나
입력 2015-08-16 1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