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여성 인질도 IS의 성노예였다

입력 2015-08-16 16:47
지난 2월 요르단의 공습 당시 숨진 ‘이슬람국가(IS)’의 미국인 여성 인질 카일러 뮐러가 IS 간부의 성노예로 학대를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인 인질이 IS의 성노예로 고통받은 사실이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여성인질을 성노예로 삼는 관행은 IS 하급 전투원부터 간부급 지도자들까지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뮐러가 극단적 무장단체 IS에 억류돼 있는 동안 강간과 고문을 못이겨 성노예로 지냈다는 사실을 최근 그녀의 부모에게 알려줬다고 워싱턴포스트와 월스트리트 등 미국 언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일러 뮐러의 아버지 칼 뮐러는 “가족들에게 너무 고통스러운 소식이지만 전 세계가 진실을 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IS는 요르단 조종사의 화형 동영상을 공개한 직후 요르단으로부터 공습을 당하자 곧바로 뮐러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도 뮐러의 사망을 확인했다.

FBI가 뮐러의 성노예 사실을 알게 된 건 뮐러와 함께 억류됐다 탈출한 야지디 소녀와 올초 붙잡힌 IS 간부의 부인이 미 당국의 조사를 받으면서다. 이들은 뮐러가 IS 간부 바크 알 바그다디로부터 상습 폭행을 당하고 성노예 생활을 했다고 진술했다.

뮐러의 가족들은 억류 중인 카일러로부터 ‘안전한 곳에서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고 있으며 최상의 존중과 친절을 받고 있다’는 편지를 받았다면서 이를 뮐러 사망 직후 공개하기도 했었다. 뮐러의 어머니는 “그동안 딸이 합리적인 대우를 받은 줄로만 알고 있었다”면서 “(딸이 살아있다면) 14일이 그녀의 27번째 생일”이라며 흐느껴 울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