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공동 5위 KIA “성적과 리빌딩 두 마리 토끼 사냥한다”

입력 2015-08-16 15:30

KIA 타이거즈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포스트시즌 진출과 리빌딩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KIA는 시즌 초 하위권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 7월 초 1승 7패라는 참담한 성적으로 거두며 인기구단이지만 하위권을 전전하는 ‘엘롯기’(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IA)의 한 축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하지만 KIA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후반기 14승 8패(승률 0.636)의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결국 지난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서 KIA는 양현종과 윤석민을 앞세워 2대 1로 승리하고 5할 승률을 맞췄다. 또 한화 이글스와 공동 5위에 올랐다. 40게임이 남은 상황에서 이제 본격적인 5위 전쟁에 뛰어든 것이다.

KIA는 올 시즌을 리빌딩의 해로 만들 계획이었다. 서재응과 최희섭은 노쇄했고, 안방마님 김상훈은 은퇴했다. 키스톤 콤비(2루·유격수) 안치홍과 김선빈은 동반 입대했다. 이에 김기태 감독은 올 시즌 초반부터 후보 선수들 뿐 아니라 2군 선수들까지 폭넓게 기용했다. 그런데 새 얼굴들이 도약하면서 다른 선수들에게도 경쟁심을 불러일으키며 팀에 활력이 생겼다. 리빌딩이 순조롭게 이뤄지면서 젊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성적도 좋아지고 있다.

실제 포수 자리에선 백용환과 이홍구가 일취월장하고 있다. 이홍구는 봄부터 꾸준히 KIA의 안방을 지켰다. 여름부턴 백용환이 장타력을 뽐내며 포수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6월 30일 1군에 올라온 백용환은 31경기에 나와 7개의 홈련을 뽑아내는 괴력을 선보이고 있다.

유격수 자리에선 강한울과 박찬호가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강한울이 주전을 꿰차는 듯 했는데 여름부터 박찬호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박찬호는 우수한 수비를 펼친 선수에게 주는 7월 ADT캡스플레이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1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때려낸 고졸 신인 황대인도 2루와 3루 자리에서 주전들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외야에선 중견수 김호령이 빛난다. 탁월한 타구 판단력과 빠른 발로 폭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며 kt 위즈로 이적한 이대형의 빈 자리를 말끔히 메웠다. 마운드에선 고졸 루키 박정수가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전천후 등판하고 있다. 김 감독은 “여기까지 온 것도 다 선수들 덕분”이라며 “하늘이 결과를 다 정해 놓았을 것으로 알고 그저 주어진 상황에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