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 소속 소방관의 비애...월급 18만원에 희생자 명단에도 빠져

입력 2015-08-16 12:13

중국 톈진(天津)항 물류창고 대형 폭발사고로 숨지거나 실종된 소방관들 중 민간 소방관의 경우 극히 열악한 처우에 훈련마저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들 소방관 중 일부는 채용 당시 법률상 미성년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사고 현장에서 소속 소방관 25명이 실종된 톈진항 소방지대 제5대대 대원들은 톈진항 그룹에 채용된 계약직으로, 열악한 처우를 받았다고 소방관 가족을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중국 항구와 화학 공장 등 대형 기관과 기업은 비상사태에 대응할 자체 소방 부서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데 이들은 무장경찰과 같은 대우를 받는 공안국이나 지방정부 소속 소방관보다 하위급으로 간주된다.

중국 내에만 약 7만6000 명으로 추산되는 기업 소방지대 소방관은 사고 발생 시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야 해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되지만, 월 급여는 1000 위안(약 18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 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전체 평균 급여 4164위안(76만 원)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신문은 이들이 충분한 소방 훈련을 받지 못한 채 채용되며 법적 성년인 18세 미만일 때 채용되는 일도 있다고 전했다. 일부 실종 소방관 가족 50여 명은 중국 당국의 기자회견장에 몰려와 톈진항 폭발 사고로 사망한 소방관 수에 공안국 소속 소방관만 포함된 것에 강한 불만을 피력했다. 한 실종 소방관의 고모는 “기자회견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 아이들이 어디 소속인지 물어보러 왔지만 경찰도, 군대도, 정부 소속도 아니다”라며 “계약직이든 아니든 모든 생명은 평등하다”고 하소연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