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김복동 할머니 “어린 소녀 희생시켜 미안하다는 말을…”

입력 2015-08-16 01:05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를 놓고 가슴 아픈 심정을 밝혔습니다. 아베 총리는 14일 담화에서 군 위안부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는데요. 오히려 일본이 2차 대전 당시 저지른 일에 대해 전후세대까지 사죄할 숙명을 짊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며 새로운 명분까지 만들어 냈습니다.

김 할머니는 15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페이스북에 아베 총리의 담화를 접한 심정을 영상으로 공개했습니다. 그는 “아직까지도 일본 정부는 우리에 대해 한마디 말도 없다”며 “너무나 가슴 아퍼 말이 안나옵니다”며 고개를 떨궜는데요. 이어 “일왕 역시 과거 2차 대전을 미안하다고 했지 어린 소녀들을 끌고 가서 희생시켜 미안하다는 말은 아직까지 입 밖에 내지 않았는데 너무 답답합니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대화를 이어가는 김 할머니의 숨은 가파르게 차올랐습니다. 김 할머니는 “아베 정부가 이번에는 틀림없이 할머니들에게 미안하다고 할 줄 알았다”며 “아베가 뭘 사죄했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우리나라를 얼마나 무시하면 모든 것이 다 자기들 마음대로 되는 것 같이 하니 답답하다”며 “너무 가슴이 아파 밤에 잠도 안온다”고 덧붙였는데요.

정부에 대한 간곡한 부탁도 있었습니다. 김 할머니는 “우리 정부도 과거의 역사를 깨끗이 해야 화합이 되니 이번에는 나서서 아베에게 꼭 할머니들을 찾고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해주기를 (부탁했으면) 한다”고 부탁했습니다.

역사의 불씨가 꺼져가고 있습니다. 지난 8일 박유년 할머니가 94세를 일기로 별세하며 살아남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수는 47명으로 줄었기 때문이죠. 사과는 아픔을 지우는 가장 빠른 길입니다. 아픔을 희망으로 바꾸는 일은 우리 스스로 결정해야 할 몫입니다.



<아베담화에 대한 김복동 할머니의 말씀> 우리들은 8.14 아베담화를 기다리고 기다려왔는데, 일본정부가 우리에게 사죄하지 않아 가슴이 아프다. 아베정권이 이번에는 틀림없이 사죄할 줄 알았는데, 생각한 것이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러나 우리는 좌절하지 않는다, 끝까지 싸우겠다. 일본정부의 사죄를 받아내고야 말겠다. 그러니 여러분들께서도 좌절하지 말고 우리들의 힘이 되어서 같이 싸워주기 바란다. 우리정부도 나서서 일본정부의 사죄를 꼭 받아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민 여러분, 일본정부의 진정어린 사죄를 받아낼 수 있도록 우리와 함께 끝까지 싸워주세요.

Posted by on 2015년 8월 14일 금요일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