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의 생체 실험 장소인 만주 731부대에서 생체 실험에 희생된 한국인 중 이름이 확인된 6명 모두가 항일 애국지사였던 사실이 일본군 헌병대 문서로 확인됐다고 15일 KBS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관동군 연길헌병대가 1941년 9월 16일에 작성한 ‘특별이송처리 문건’에는 731부대 희생자인 이기수 씨의 사진과 신병자료가 담겨 있다. 기록에 따르면 이씨는 1913년 함경남도 신흥군 동흥면에서 태어나 두 살 때 부모와 함께 만주로 이주했다. 이어 22세 때 동북항일연군 제1로군 참모장 임우성의 권유로 항일연군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북항일연군은 중국인과 한국인이 중심이 돼 일본군에 맞섰던 의용부대로 알려져 있다.
6년 동안 항일유격대로 활약하다 1941년 훈춘에서 일본군에 붙잡힌 이 씨는 계속되는 헌병대의 취조와 고문에도 일본에 투항하지 않았다. 이에 일본군 헌병대가 ‘사상적으로 잘 무장돼 이용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특별이송대상으로 지정해 하얼빈에 있는 731부대로 보낸 것이다.
생체실험에 희생된 이씨의 항일운동 사실이 기록으로 입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KBS는 설명했다. KBS는 이씨 외에도 한성진, 고창률, 김성서, 이청천, 김안동 등 5명이 731부대로 이송돼 생체실험으로 숨졌다고 덧붙였다.
중국 하얼빈에 있는 731부대 범죄 기념관은 이날 한국인 희생자를 포함한 희생자 관련 자료를 새로 전시하고 문을 열었다. 20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세균전과 인간 생체실험을 자행한 일본의 만행을 규탄했다고 KBS는 전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731부대 생체실험 한국인 희생자 6명 모두 독립운동가였다”
입력 2015-08-15 2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