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4일 발표한 전후 70년 담화를 두고 외신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과의 진정성도 없을뿐더러 앞으로는 사죄할 필요가 없다는 식의 문구가 한국 중국 등 이웃국가들의 감정을 오히려 상하게 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AP통신은 “아베 총리는 과거의 사과들을 되풀이했지만 자기 자신의 사과는 하지 않았다”면서 “역사가 준 교훈에 대해 언급할 때 단지 앞으로 발전하고자 하는 일본의 소망만을 강조했다”고 꼬집었다. 로이터통신 역시 “아베 총리는 무라야마담화 등 과거의 사죄를 이야기하면서 ‘극도의 슬픔’을 언급했지만, 그만의 직접적이고 새로운 사과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공통적으로 지적받고 있는 부분은 ‘미래 세대’와 관련된 부분이다. 아베 총리가 “전쟁과 아무 상관 없는 우리의 자녀와 손자, 그리고 미래 세대에게 ‘사죄하는 숙명’을 지워선 안 된다”고 한 대목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앞으로 전쟁을 하지 않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후손들은 사죄할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다짐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주요 외신들은 일본이 더 이상 사죄의 의지가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가인 독일이 ‘끝없는 사죄’를 강조하고 있어 더욱 대조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AFP통신은 “일본 총리가 미래에는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해 사과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아베 총리는 역사를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면서 후손들은 사죄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아베 총리의 말들은 특히 일본 식민주의를 가장 지독하게 겪은 한국과 중국에서 면밀히 검토될 것”이라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아베, 예전에 한 사과만 번복” 외신 한 목소리 비판
입력 2015-08-14 2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