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4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에 대해 “아베의 희석된 사과(watered-down apology)는 ‘진정성 시험’(sincerity test)에서 불합격(fails)했다”고 비판했다. 신화통신은 이날 저녁 발표한 논평에서 아베 총리가 역대 내각의 사죄를 언급하기는 했지만 “최대한 희석시켰다”며 이같이 꼬집었다.
전후 70년 담화에 침략의 주체를 ‘일본’으로 명시하지 않고 ‘과거형’으로 사죄를 언급해 그동안 ‘침략’과 ‘사죄’를 요구해온 중국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향후 중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다음달 중국 항일 전승기념일 열병식을 전후해 예상됐던 아베 총리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도 불투명하게 됐다. 아베 총리는 중국을 방문해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앞서 시 주석과 아베 총리는 지난해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에 이어 올해 4월 잇따라 반둥회의에서 정상회담을 가지며 화해 분위기를 연출했다.
앞서 지난 7일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일본 측이 일본 군국주의가 일으킨 전쟁을 직시하고 심각하게 반성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특히 전쟁의 성격과 전쟁의 책임 문제에서 명확하고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담화 발표를 앞두고 중국은 최근 일본에 대한 역사 총공세를 이어왔다. 앞서 중국 언론들은 아베 총리가 역대 총리들과 달리 패전일을 피해 14일에 담화를 발표하려 것을 두고 “담화를 은근슬쩍 넘기려는 요행 심리”라고 비난하는 등 담화를 견제해왔다. 또 중국 국가당안국(기록물보관소)는 ‘6세 아이를 돌로 찍어 살해했다’ ‘포로 10여명에게 생체실험을 했다’는 등 충격적인 내용이 담긴 일제 전범 자백서를 잇달아 공개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신화통신 “아베 본인 사과 안 해, 진정성 시험 불합격”
입력 2015-08-14 2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