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후에 상실, 슬픔을 가슴에 안은 채 살아가는 이들에게 위로와 회복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슬픔치유 상담가, 죽음치유 전문가 윤득형 목사가 ‘슬픔학개론’(샘솟는기쁨)을 펴냈다. 루게릭병으로 서서히 죽어가는 아버지 죽음을 목격하면서 일찍이 ‘죽음의 자리’에서 우는 자들과 함께하게 된 저자의 내밀한 고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것이 이 책의 현장이라고 할 수 있으며, 슬픔은 표현됨으로 치유된다고 했다.
목사인 저자는 9년 동안 미국 유학 중에 채플린으로서 경험한 내용과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죽음의 의미, 철학, 죽음준비교육, 호스피스 연구 및 실습, 상담 등을 알기 쉽게 안내하고 있다. 죽음교육의 하나로, 이별과 죽음은 유사하여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소망을 전해야 한다고 했으며. 환자를 위한 영적인 돌봄이 예식(예배)에 앞서 질병과 고통, 상실과 슬픔을 경험하는 이들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회구조가 만들어낸 죽음에 대해 ‘사회적인 죽음’이라고 명시한 저자는 교회에 ‘메모리얼 룸’을 만들어 죽음이 삶 속에서 함께하기를 제안하고 있다. 연예인들의 자살을 비롯하여 시시각각 벌어지는 크고 작은 참사로 인한 죽음, 그로 인한 트라우마를 회복하는 데 교회적 차원으로 기여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만연된 생명경시 풍조와 죽음을 권하는 사회라고 할 만큼 천박한 구조적 모순을 극복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
윤득형 목사 ‘슬픔학개론’ 출간…삶과 죽음을 함께 생각하게 하는 책
입력 2015-08-14 1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