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고의 프레젠터가 전하는 설득과 협상의 비밀

입력 2015-08-14 17:37 수정 2015-08-14 17:39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얻을 것인가?’ 이는 아마도 21세기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화두일 것이다. 지난 몇 년간 비즈니스 무대에서 설득 전문가로 명성을 쌓아온 위메프 박유진 디렉터. 100여 회가 넘는 경쟁 프레젠테이션에서 80% 이상의 승률을 기록한 최고의 프레젠터 중 한 사람이자, 국내 1호 소비자 언어전문가인 그가 ‘사람을 움직이는 말’을 통해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

카피라이터, 마케터, 디렉터, 홍보전문가 등 그를 지칭하는 수식어는 많지만 결국 그가 하는 일은 기업의 이야기를 소비자의 언어를 통해 고객에게 전달해주는 일이다. 그래서일까? 박유진의 말에는 상대를 협박 또는 압박하거나, 갈등 혹은 대립을 일으킬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상대의 가슴 속에 숨어 있는 열망을 자극하여 그들에게 더 나은, 더 좋은, 더 새로운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일깨워주고, 이를 통해 상대와 함께 최고의 성과를 창출할 방안을 제시할 뿐이다. 결국 설득과 공감의 출발점은 나의 말이 아니라 상대의 관점에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결과다.

때로는 열 마디의 말보다 단 하나의 진심이 사람을 움직이는 법이다. 날카로운 논리, 명백한 증거, 화려한 말솜씨로 포장해도 상대방(청자)의 욕망, 니즈, 관점을 담지 못하면 설득은 불가능하다. 설득의 고수가 되고 싶다면 말 잘하는 법보다 상대의 관점을 읽는 방법을 알아야 하고, 상대의 머리가 아닌 심장에 말을 걸 줄 알아야 한다. 저자 박유진은 이를 ‘소비자 언어’라는 개념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상대도 미처 깨닫지 못한 욕망과 니즈를 읽어내어,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통해 풀어내는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바로 소비자 언어 전략이다.

많은 사람이 설득과 협상을 승자와 패자가 정확하게 구분되는 ‘제로섬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큰 착각이다. 특히 비즈니스 현장에서 일어나는 설득과 협상은 내가 상대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더 크고, 더 많고, 더 좋은 것을 가져가려는 게임이 아니다.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에게 목재를 가져오게 하고 일을 지시하고 일감을 나눠주는 일은 하지 마라. 대신 그들에게 저 넓고 끝없는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키워줘라”라는 생텍쥐페리의 말처럼,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만이 최고의 자리에 설 수 있다. 제아무리 뛰어난 실력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고 해도 혼자서는 결코 정상에 설 수 없는 법 아니던가. 실제로 히말라야 정상에 오른 사람들 뒤에는 언제나 뛰어난 셰르파, 희생을 감수한 베이스캠프 요원들의 지원, 지원과 후원을 아끼지 않은 스폰서 등이 있다. 그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그들의 욕망을 읽고 그들의 니즈를 파악하여 그들의 관점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결국 모든 비즈니스는 사람이 하는 일이다. 성공과 행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선 ‘사람을 움직이는 힘’을 갖춰야 한다. 바로 그 힘을 우리에게 불어 넣어주는 에너지가 ‘말’이다. 우리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 중 한 사람인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관점을 바꾼 말 한마디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될 것이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