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혐뉴스] ‘그 젊음, 月 12만원에…’ 마케팅 열정페이

입력 2015-08-15 00:10 수정 2015-08-15 13:57

“돈은 줄 수 없다. 네 열정으로 일해라”는 고용주의 못된 심보를 ‘열정페이’라 합니다. 한 마케팅 팀장이 올린 열정페이 채용공고가 질타를 받고 있는데요. 한 달을 일해서 손에 쥐어주는 돈은 고작 12만원입니다.

13일 일러스트레이터 종사자들이 모여있는 코리안 일러스트레이터 페이스북에는 한 회사의 마케팅팀장이 채용공고를 올렸습니다. 그는 “외국인을 위한 서비스라, 다양한 소재로 12컷의 간단명료한 그림을 그려주실 분을 모십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는데요. 그는 “매주 연재될 예정”이라며 “장기간(6개월 이상)을 바라보며, 같이 일하실 분은 주당 3만원부터 시작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력서를 첨부하라며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남겼죠.

자택에서 그림을 그려주는 근무형태라긴 해도, ‘열정페이’를 떠올릴 수밖에 없게 만드는 보수입니다. 이 게시글은 하루만에 270여명의 댓글을 받았는데요. 대부분이 열악한 보수를 지적하는 글입니다. 네티즌들은 “그 돈 저 주시면 그 돈으로 까까 사먹겠습니다” “신안군 염전 노예 10년 미지급 임금이 1억2000만원인데, 주당 3만원입니다. 이건 노동부 신고할 사안입니다” “한 달 48컷에 12만원 받네요. 캐리커처 하나 그려줘도 고맙다고 밥은 사줍니다” 등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노동착취는 이상봉 디자이너로부터 올라갑니다. 그는 2014년 청년착취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요. 야근수당을 포함한 견습비는 10만원, 인턴비는 30만원입니다. 오전 9시부터 저녁 8시까지 일해서 받는 돈이죠. 2015년 청년착취대상의 수상자는 누구일까요? “젊음은 돈으로 살 수 없지만, 젊은이는 헐값에 살 수 있다”는 어른들의 못된 심보가 안타깝습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