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빈자리 메우는 넥센 김하성 “5년 뒤 정호형 뛰어 넘는다”

입력 2015-08-14 16:39
프로야구 시즌 개막 전 넥센 히어로즈는 팀 주축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미국 메이저리그로 떠나보내며 ‘누가 포스트 강정호가 될 것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시즌 중반을 넘어선 지금 팀 안팎에서 그 누구도 ‘강정호의 공백’을 얘기하지 않는다. 신예 김하성(20)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강정호의 백업 선수로 뛰었던 김하성은 올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을 치르며 거포의 빈자리를 확실히 메우고 있다. 13일 현재 102경기를 치르는 동안 타율 0.290, 14홈런, 57타점, 68득점, 13도루를 기록하며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22)과 신인왕 경쟁을 벌이고 있다. 프로 입단 2년차 선수의 성적표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활약이다. 내야에서 가장 어려운 포지션인 유격수를 소화하며 올린 성적이라 의미가 더 크다.

김하성의 기록은 스무 살의 강정호와 비교해도 손색없다는 평가다. 강정호는 입단 2년차인 2007년 1군에서 20경기만을 소화했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넥센 염경엽 감독은 “강정호 신인 시절에 내가 훈련을 시켰다. 강정호 신인 때와 지금의 김하성을 비교하면 김하성이 절대 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오히려 5년 뒤 강정호를 능가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5년 후 김하성이 강정호만큼의 파워를 갖출 수도 있다”며 “지금 강정호의 몸이 1년 만에 만들어진 게 아니듯 꾸준히 관리한다면 김하성도 강정호의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하성이 강정호에게 부족한 스피드까지 갖췄기 때문에 더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책이 16개로 SK 와이번즈의 김성현(28·18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그나마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월 5개였던 실책은 6월 4개, 7월 2개로 줄었다. 8월 치른 11경기에선 단 한 개의 실책도 저지르지 않았다. 염 감독도 “실책이 완연하게 줄었다. 수비범위도 엄청 넓어졌다”며 흐뭇해했다.

체력적으로 힘든 단계도 넘어선 것으로 판단된다. 6월 타율 0.329로 불방망이를 과시했던 김하성은 7월 들어 0.260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8월 들어 다시 힘을 내며 0.351(37타수 13안타)을 기록 중이다. 김하성은 “강정호 선배와 비교되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그만큼 좋게 봐주고 계신 것 같다”며 “항상 더 성장하려 노력하고 있다. 시즌 마지막까지 다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