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 작곡가인 김진상 백석예술대 교수는 14일 국민일보가 독립운동가의 후손 김명화씨로부터 녹취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3·1운동 기념가가 “미 침례교 목사 로버트 로어리(Robert Lowry)가 작사·작곡한 찬송 ‘수정같이 맑은 강가(Shall we gather at the river)’를 번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로어리(1826~1899)는 ‘나의 갈길 다가도록’ ‘무덤에 머물러’ ‘천성을 향해 가는 성도들아’ 등을 만들었다. 이 노래를 악보(위 사진)로 채록한 김 교수는 노래 제목을 독립운동가 ‘만만세’로 붙이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로어리는 루이스버그대학 문학교수로 재직하다 신학을 공부한 후 목사 안수를 받았다. 김 교수는 “로어리 목사는 우연히 병든 사람을 돌보다 하나님이 주시는 은혜와 감동으로 40세부터 본격적으로 시를 쓰고 찬송을 작곡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정같이 맑은 강가’가 3·1운동 기념가 원곡으로 사용된 것은 원곡의 상징성과 멜로디의 단순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원곡 가사는 ‘수정같이 맑은 강가에서 천사 왕래하는 곳 하나님의 보좌 앞에 함께 모이자’는 내용이다. 그는 “식민지배에 고난 받던 우리 민족이 조국의 독립을 ‘수정같이 맑은 강가’에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간절한 독립의 소망이다. 독립운동가 33인 중 17인이 크리스천이었던 것으로 볼 때 신앙과 독립 정신은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곡이 국내 초기 동요 ‘소풍’으로 번안돼 불리기도 했다. 노랫말은 ‘랄라 우리들의 소풍 랄라 발을 맞추어서…’이다. 근래에는 뮤지컬 ‘방귀대장 뿡뿡이’에 삽입된 노래에도 사용됐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독립운동가 ‘만만세’…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3·1운동 기념가
입력 2015-08-15 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