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복덩이’ 에스밀 로저스(30·도미니카공화국)에게 한국은 모든 것이 즐겁고 신기한 나라일까. 로저스가 이번에는 중계방송사 카메라맨과 대화하는 호기심 어린 모습으로 한화 팬들에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했다.
로저스는 1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에서 더그아웃의 ‘물 당번’을 자처했다. 등판이 없는 날이었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이틀 전 kt 위즈와의 수원 원정경기에서 완봉승을 거둔 로저스를 김성근 감독이 호출할 리도 없었다. 로저스는 더그아웃 앞에서 가벼운 캐치볼로 몸을 풀었을 뿐 경기 내내 동료들의 장비와 음료를 챙겼다.
마운드에선 승부사의 기질을 발휘하지만 더그아웃에선 유쾌하고 낙천적인 모습으로 팬들의 흐뭇한 미소를 자아내는 로저스다.
로저스는 더그아웃에 가까이 있는 중계방송사 MBC 스포츠 플러스 카메라에도 호기심을 드러냈다. 로저스는 카메라 속 영상을 보면서 카메라맨에게 무언가를 물었다. 경기장의 긴박한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하고 있었던 카메라맨도 이런 로저스에게 ‘무장해제’된 듯 손가락으로 화면을 가리키며 무언가를 답했다. 이런 장면은 같은 방송사의 다른 카메라에 잡히고 있었다.
중계방송 시청자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한화 팬들은 “로저스가 얼마나 낙천적인 성격을 가졌는지 보여준 장면이다” “로저스가 복덩이다. 덕분에 더그아웃도 화기애애하다” “살다 살다 ‘물 당번’까지 자처한 외국인 선수는 처음 봤다” “메이저리그 명문 구단 출신이면서 거드름을 피우지 않는 수준이 아니라 성격 자체가 유쾌한 사람으로 보인다”고 했다.
로저스는 메이저리그 명문 뉴욕 양키스 출신이다. 한화는 부상을 당한 쉐인 유먼(36·미국)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로저스를 지명하고 연봉 70만 달러(약 8억2000만원)에 영입했다. 더그아웃에서는 웃음을 유발하는 로저스지만 데뷔전 완투승과 두 번째 등판의 완봉승을 거두면서 시즌 후반 체력이 소진된 한화의 마운드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한편 한화는 넥센에 4대 9로 졌다. 목동 원정 마지막 날인 14일 오후 6시30분 넥센과 두 번째 대결을 벌인다. 한화의 예상 선발은 안영명, 넥센은 앤디 밴 헤켄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한화의 긔요미 로저스”… 이번엔 카메라맨에게 슬금슬금
입력 2015-08-14 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