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당번’ 로저스 ‘폴더 인사’ 염경엽… 훈훈했던 한화-넥센전

입력 2015-08-14 00:07 수정 2015-08-14 00:29
방송화면 캡처
방송화면 캡처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가 경기 시작 전부터 팬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했다.

‘한화의 희망’ 외국인 투수 에밀스 로저스가 물당번을 맡았고, 넥센 염경엽 감독은 한화 김성근 감독의 어깨를 주무르며 연신 허리 숙여 인사를 했다.

로저스가 물당번을 하는 장면과 염경엽 감독의 ‘폴더 인사’는 1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넥센 경기 직전 나왔다. 이날 경기는 갑작스러운 폭우로 예정보다 30분 늦은 오후 7시에 시작됐다. 경기가 늦어지자 넥센 염경엽 감독은 한화의 더그아웃을 찾았고 김성근 감독에 마치 스승을 찾은 제자처럼 깍듯이 인사했다. 이 장면에서 ‘물당번 로저스’가 포착됐다.

로저스는 염경엽 감독이 김성근 감독의 어깨를 주무르며 인사를 나누는 사이에도 묵묵히 냉장고에 음료를 채워 넣었다. 특히 박스에서 꺼낸 음료의 줄을 맞춰 냉장고에 넣은 모습은 팬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 장면을 본 팬들은 로저스에 대한 칭찬을 쏟아냈다. “실력도 인성도 최고”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진정한 에이스”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한화와 넥센 경기는 참 훈훈하게 시작된다”면서 “로저스와 염경엽 감독 모두 정말 멋지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하지만 승부는 냉정했다. 넥센은 피어밴드의 호투와 김민성의 3점 홈런 등에 힘입어 한화를 9-4로 제압했다. 넥센은 2연패를 끊어내며 한화의 5연승을 저지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