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소주 한잔해야겠다” 문재인 “고통스런 선택…원칙대로 하는게 야당의 길”

입력 2015-08-13 19:34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13일 박기춘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데 대해 "형평에 어긋나고 처사가 과해도, 우리만큼은 원칙대로 하는 것이 야당의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날 체포동의안 가결 직후 페이스북 및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국민은 야당 국회의원에 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한다. 어찌 보면 그게 우리 당이 새누리당과 달라야 하는 중요 차별점이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러나 "괴로운 일이었다"면서 "당 대표이자 동료 의원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착잡한 심경도 밝혔다.

이어 "사실 당내에선 동정론도 있었고, 비리의혹 여당 의원들 처리와 비교했을 때 구속은 과한 처사라는 비판 의견도 많았던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하지만 우리 당 의원들은 개인적 온정보다는 원칙을 택했다"며 "한편으론 다행스런 일이지만 인간적으론 고통스런 선택이었다. 박기춘 의원에게는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온정과 원칙이 충돌하면 괴롭다. 다른 의원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 일을 계기로 우리의 윤리 수준과 도덕 수준을 한층 더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어찌 보면 혁신이나 변화도 마찬가지이다. 고통 없는 혁신, 우리를 내려놓지 않거나 버리지 않는 혁신은 국민이 원하는 혁신이 아니다"라며 "오늘의 힘든 결정이 혁신 대장정의 고통스런 첫 발일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박 의원 스스로 인정한 허물에 대해 당 대표로서 국민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오늘은 소주 한 잔 해야 잠을 청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적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