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서 폭탄테러 76명 사망 200여명 부상…IS 소행 주장

입력 2015-08-13 19:06
사진=YTN 화면 캡처

이라크 바그다드 동북부 시아파 거주지역인 사드르시티에서 13일(현지시간) 오전 6시쯤 차량을 이용한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나 최소 76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부상했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테러가 벌어진 뒤 5시간 만인 이날 오전 11시쯤 인터넷을 통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테러는 짐칸에 폭탄을 가득실은 냉동트럭이 사드르시티의 자밀라 시장 안에서 폭발하는 바람에 인명피해 규모가 컸다.

현지 경찰은 AP통신에 “목요일엔 주말을 대비해 다른 주(州)에서까지 장을 보러 오는 사람으로 시장이 붐빈다”며 “테러에 쓰인 냉동트럭은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탓에 가려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테러가 벌어진 자밀라 시장은 바그다드에서 손꼽히는 큰 시장이다.

사망자 대부분이 상인이나 장을 보러 온 민간인이지만 IS는 군과 시아파 민병대를 겨냥해 공격했다고 밝혔다.

사흘 전인 10일 밤에도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60㎞ 정도 떨어진 디얄라 주의 주도(州都) 바쿠바의 시장과 시아파 주거지역에서 차량 자살폭탄테러가 잇따라 일어나 60여명이 숨졌다.

테러 직후 IS는 시아파를 노린 공격이라며 배후를 자처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종파간 갈등을 조장하려는 테러가 명백하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시아파 정부가 9일 부패 청산을 명분으로 대대적인 사정·정부 조직개편 계획을 발표한 점을 고려하면 이를 수니파 탄압 구도로 몰아 종파간 대결 구도를 악용하려는 IS의 전략으로 보인다.

사담 후세인 정권이 축출된 2003년 이후 이라크의 이력을 보면 특정 종파를 겨냥한 대규모 폭력 사태는 종파간 충돌을 촉발, 사회 혼란을 부추겨 정부를 약화하곤 했다.

IS가 이라크의 수니·시아파간 증오를 교묘히 비집어 세력을 생성하고 확장한 만큼 종파간 갈등이 첨예할수록 이득이 크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