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톈진항에서 최악의 폭발사고로 최소 44명 숨지고 수백명 부상 大참사

입력 2015-08-13 16:58
유튜브 캡처

중국 수도 베이징으로 들어가는 관문 격인 톈진항에서 12일 오후 11시30분(현지시간)쯤 대형 연쇄폭발사고가 발생해 최소 44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실종자와 중상자만 각각 수십명에 달해 희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3일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폭발은 한 물류회사의 위험물 적재 창고에 야적된 컨테이너에서 처음 발생했다. 이어 처음 폭발했던 불꽃이 다른 창고로 번지면서 30초 간격으로 두 번째 폭발이 발생했다.

폭발 충격이 수㎞ 밖까지 전해지면서 인근 주택가의 창문이나 자동차가 부서지는 피해도 났다. 중국지진센터는 “첫 폭발의 강도가 3t 규모의 TNT(군용폭약) 폭발 강도와 맞먹었으며, 두 번째 폭발은 21t 폭발 강도에 달했다”고 밝혔다.

폭발 지역에서 수㎞ 떨어진 곳에 사는 한 주민은 중국 관영 CCTV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 지진이 난 줄 알고 신발도 안 신고 밖으로 나갔다”며 “나와서 보니 하늘에 거대한 불꽃과 두꺼운 구름이 있었다. 다친 사람들이 우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AP통신은 톈진항에서 10㎞ 이상 떨어진 지역에서도 일부 주민들이 연기를 피해 방독면을 쓰고 거리에 나와 잠을 자기도 했다고 전했다.

한국인 2명도 부상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부상자 중에는 현지 교민 1명과 출장자 1명 등 한국인 2명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한 명은 찰과상을, 다른 한 명은 다섯 바늘 정도 꿰매는 상처를 입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에서는 화재진압에 투입됐던 소방관들의 희생이 컸다. 톈진 소방당국에 따르면 소방대원 12명이 숨졌고 36명이 실종됐다. 이들은 연쇄 폭발이 일어나기 전인 전날 오후 10시50분쯤 화재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대원들이다. 이들이 현장에 도착한 지 20여분 뒤 연쇄 폭발이 발생해 많은 대원들이 희생됐다.

특히 한 소방대원이 사고 현장에 출동하며 동료에게 보낸 휴대전화 메시지가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현장으로 가고 있는 소방차 안에서 한 대원은 “내가 돌아오지 않으면 우리 아버지는 너의 아버지다, 우리 어머니(무덤) 성묘하는 것도 잊지 말고”라고 동료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를 받은 동료는 “그래, 너의 아버지는 나의 아버지다. 조심해”라는 답장을 보냈다. 메시지를 보낸 소방관은 사상자, 실종자 명단에 포함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현장은 지옥으로 변했다. 인근에 위치한 50∼60개의 물류회사는 이번 폭발로 폐허가 됐고 폭발 충격으로 떨어져 나간 차량 부품 등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다. 현장에서는 진화와 인명구조 작업이 계속되고 있지만 현장에 여전히 불꽃이 남아있어 추가 폭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사고를 보고받고 사고의 책임자를 가려 엄벌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