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을 앞두고 여야 대표는 각각 다른 인물을 주목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을 제대로 예우하자고 강조했고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하겠다며 김구 선생 묘역을 참배했다. 각각 보수, 진보 진영의 역사 인식을 반영한 메시지로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행보로 해석된다.
새누리당 김 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건국 대통령인 이승만 대통령을 제대로 예우해 드리자”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최근 기회 있을 때마다 ‘이승만 예우론’을 설파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8일 제주도에서 열린 포럼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큰 업적은 평가하지 않고 잘못된 부분만 자꾸 비판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시장경제 체제의 초석을 다졌고, 한·미 동맹을 체결해 우리나라의 안보를 지킬 수 있게 해줬다고 평가한다.
이 같은 행보에는 보수 진영 대표 선수를 자처함으로써 대권 주자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김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일부 편향된 진보좌파 세력이 얘기하는 것처럼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자가 득세한 역사가 절대 아니다”라고 광복 후 현대사를 재조명해야 한다고 역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또 진보좌파 세력이 미래세대에게 우리 역사를 치욕과 실패의 역사로 부정적 역사관을 심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야당 일부에서 제기하는 친일과 변절, 독재가 당당한 70년이었다는 건 그릇된 역사의식”이라며 “산업화와 민주화의 과실을 진보좌파 세력 역시 함께 누리고 있다는 걸 반드시 알아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문 대표는 이날 서울 효창공원 김구 선생 묘역과 ‘3의사(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의사)’ 묘역, 안중근 의사 가묘를 참배했다. 앞서 문 대표는 “대한민국은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하고 우리 당은 그 정신을 잇는다”고 강조한 바 있다. ‘건국의 아버지’로 이 전 대통령을 예우하자는 보수진영에 맞서 임시정부에 정통성이 있다는 진보 진영의 논리를 반영한 행보다.
문 대표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김구 선생은 해방 후 분단을 막기 위해 온 몸을 던지며 정치적 영광도 버렸다. 안중근 의사도 동양의 평화를 위해 노력했다”며 “독립 뒤에 통일까지 이뤄야 진정한 광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는 광복 70주년인 만큼 남북관계의 전기가 마련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지뢰사건으로 긴장이 높아져 선열들께 부끄럽다”며 “선조들이 광복을 이뤘다면 후손이 이룰 것은 통일이라는 각오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같은 당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은 정책조정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본 괴뢰국가 만주국 주둔 일본군 육사 출신의 관동군 중위 ‘다카키 마사오’였다는 것, 해방 후 남로당 주요 인물이었단 사실, 4·19 이후 헌정파괴자였다는 사실을 한 번도 인정하거나 사죄했단 말을 들은 바 없다”고 비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광복 70주년 앞두고 각각 이승만 김구 주목하고 나선 여야 지도부 행보
입력 2015-08-13 1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