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가 재정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단을 제대로 운영하기 위한 재정 수요는 늘고 있지만 총회헌금은 수년째 목표 수익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총회는 재정 확보를 위해 총회헌금 모금을 위한 개선안을 확정했고, 전국 노회와 개별 교회에 적극적으로 총회헌금 모금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13일 예장통합 총회에 따르면 제99회기 총회 전체 예산 규모는 379억7500만원이다. 선교사후원금(226억5000만원), 재해구호 예산(39억7000만원) 등 특별사업회계 예산을 제외하면 총회가 운용하는 순수 예산은 81억원 정도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상회비, 총회헌금, 기타 수입 등 총회가 거둬들인 실질수입은 68억8000만원에 불과하다. 특히 총회헌금은 13억원 정도가 걷혀 목표액(15억원)에 크게 미달됐다. 최근 3년간 평균적으로 걷혔던 14억5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교인 감소와 노령화로 인해 교회들이 재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교회들이 개별 교회 중심 사역에 치중하는 것도 총회헌금이 제대로 걷히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이식영 재무회계국장은 “각 부서가 사업을 조정하고 기타 경비 등을 절감하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총회 재정부는 지난달 29~30일 경북 영주시 성내교회에서 99-7차 실행위원회를 열고 총회의 안정적인 재정 확보를 위한 총회헌금 개선안을 마련했다. 개선안에는 노회별로 세례교인 1명당 헌금 1000원을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기준을 넘어설 경우 초과금액의 50%를 노회사업비 명목으로 지원하고, 미치지 못한 노회에 대해서는 상회비처럼 의무적으로 부과하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개선안이 통과되면 101회기부터 시행된다.
총회의 곳간이 비어가는 만큼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회의 자료를 인쇄물이 아닌 스마트폰 어플로 공유하는 방식으로 회기당 6억원에 이르는 회의비용을 줄이고 있다.
총회 집행부는 전국 노회와 개별 교회에 총회헌금 모금을 호소하고 있다. 이창연(소망교회 장로) 재정부장은 교단지인 한국기독공보를 통해 “총회헌금이 동전 한 푼도 흘리지 않고 적재적소에 소중하게 사용되도록 할 것”이라며 “100회 총회에는 총회헌금이 많이 들어와 풍요로운 재정보고를 할 수 있도록 전국 노회·교회·총대들이 도와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재정절벽에 빠진 예장통합 총회’…총회헌금 모금 개선안 확정
입력 2015-08-13 1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