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국민영웅’ 완초페…폭행 시비로 감독직 사임

입력 2015-08-13 15:52 수정 2015-08-13 15:56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코스타리카의 ‘축구영웅’ 파울로 완초페(39)가 관중석 난투극으로 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코스타리카는 2014 브라질월드컵 8강 진출로 세계 축구에 돌풍을 일으켰지만 완초페는 지휘봉을 잡은 지난 1년을 다시 암흑기로 되돌리고 불명예스럽게 낙마했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13일 “완초페가 전날 파나마에서 열린 23세 이하(U-23) 대표팀 경기를 관람하던 중 경기장 보안요원을 폭행했다”고 보도했다. 완초페는 대표팀 관계자로 이 경기에 참가하지 않았다. 완초페는 관중석에 있었다. 완초페는 심판 판정에 불만을 터뜨리며 그라운드를 향해 항의하며 고함을 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경기장에 있던 파나마축구협회 라몬 카르도세 부회장에 따르면 “완초페는 경기 중 ‘이 경기는 승부 조작이다’라고 수차례 외쳤다”고 말했다. 완초페는 경기가 0대 0으로 종료되자 흥분한 상태로 그라운드 진입을 시도했다. 보안요원이 제지하자 완초페는 주먹을 휘둘렀다. 완초페에게 맞은 보안요원은 분을 참지 못하고 반격했다. 두 사람은 난투극을 벌였다. 이 과정은 스마트폰 카메라에 담겨 인터넷으로 공개됐다.

코스타리카축구협회는 난투극 하루 만인 이날 완초페의 대표팀 사의를 전했다. 국민적 영웅으로 대접을 받았던 완초페의 명성엔 큰 흠집이 생겼다. 코스타리카 언론들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비난했다.

완초페는 브라질월드컵에서 코트타리카를 사상 처음으로 8강까지 이끈 호르헤 루이스 핀투(63·콜롬비아) 전 감독에 이어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선수 시절인 1996년부터 2008년까지 대표팀에서 73경기를 뛰고 45득점을 기록한 스트라이커 출신으로 코스타리카에서는 ‘축구영웅’이다.

2002 한일월드컵과 2006 독일월드컵 본선에서 코스타리카의 최전방에 있었다. 한일월드컵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세 경기를 치른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잉글랜드 맨체스터시티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더비 카운티, 스페인 말라가 등 유럽을 거쳐 일본 FC 도쿄와 미국 시카고 파이어에서 뛰었다.

지난해 9월 대표팀 감독 대행으로 우리나라 원정경기(3대 1 승)를 치르기 위해 방한했다. 올 1월 정식 감독으로 임명됐지만 지난달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 골드컵 8강에서 탈락해 입지가 불안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