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서 정가 구매하면 ‘호갱님’…“흥정하면 싸게 살 수 있다”

입력 2015-08-13 15:16
304만원짜리 진열용 TV가 매장 세 곳에서 가격이 전부 달랐다. 뉴스데스크 캡처

백화점에서 제값 주고 구매한 고객은 ‘호갱님(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손님)’이었다. 정가 구매가 당연할 줄 알았던 백화점에서 최대 몇 십만원씩 흥정이 가능했다.

11일 MBC 뉴스데스크는 “백화점들은 정찰제 판매를 기본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말뿐이어서 정직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내 한 백화점에서 31만7000원짜리 신상 구두를 깎아달라고 하자 20만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이불 매장에서는 흥정 2분 만에 이불세트 가격이 30% 넘게 떨어졌다.같은 제품도 어느 매장이냐에 따라 값이 제각각이었다.

가격표에 57만8000원이라고 적힌 남성 정장이 백화점 세 곳에서 흥정해본 결과 10~30% 차이가 났다.

에누리 경쟁이 심해지다보니 노골적으로 고객을 속이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이상이 있을 때 교환도 안 되는 매장 진열용 TV에 340만원이란 가격표를 붙이고 마치 정품을 대폭 깎아주는 것처럼 판매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 피해는 가격표를 믿고 물건을 구입한 정직한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백화점 측은 “매장 판매액의 평균 28%를 수수료로 받는 백화점이 눈감아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흥정이 은밀하게 이뤄져 적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소비자시민모임 윤명 기획처장은 “백화점 업계가 정찰제를 다짐해도 그때뿐, 근절되지 않는 고무줄 가격이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