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에 버금가는 또 하나의 ‘꿈의 신소재’가 등장할 가능성이 열렸다.
국내 연구진이 검은 인(P) 원자의 한 층인 ‘포스포린’이란 물질에서 차세대 신소재로 각광받는 그래핀의 단점을 극복할 만한 물성을 찾아냈다. 향후 원자 몇 개 수준의 두께를 갖는 초소형 반도체 구현에 중요한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포스텍 물리학과 김근수 교수팀이 연세대 최형준, 이연진 교수팀과 함께 포스포린의 반도체 성질 제어 방법과 그래핀 수준의 전기 전달 기능을 규명해 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스’ 14일자에 게재됐다.
포스포린은 흑연의 한 층을 얇게 떼어낸 그래핀 처럼 인(P) 원자로 구성된 흑린의 표면 몇 개층을 떼어낸 2차원 물질이다. 머리카락 굵기 10만분의 1 수준인 0.5나노미터 두께의 얇은 막이다.
그래핀처럼 육각 벌집 형태 원자배열을 갖고 있으나 변형이 어려운 그래핀과 달리 규칙적인 주름이 잡혀 있어 외부 압력이나 전기장에 의해 물성 제어가 쉬운 장점을 갖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포스포린에서 전류 흐름을 막는 장벽(밴드갭)을 자유자재로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그래핀은 밴드갭이 아예 없어, 전류가 너무 잘 흐르는 단점이 있다. 다시 말해 전류 흐름을 통제하기 어려워 차세대 반도체 소자로 활용하는 데 치명적 결함이 되고 있는 것.
김근수 교수는 “그래핀 상용화의 고질적 문제점인 밴드갭을 해결하고, 그래핀의 장점만을 취한 것으로 2차원 반도체 물질 연구의 중심이 그래핀에서 포스포린으로 이동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또 하나의 꿈의 신소재' 가능성 열렸다
입력 2015-08-14 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