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심야에 중국 톈진(天津)의 탕구(塘沽)항에서 발생한 초대형 폭발사고로 인한 사망자 상당수가 소방관들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중국 사회가 더욱 큰 슬픔에 빠졌다. 13일 오후 현재 집계된 사망자수는 최소 44명으로 늘었다고 관영 신화통신 등이 보도했다. 사망자 중 12명은 소방대원으로 확인됐고 이밖에 36명의 소방대원 역시 실종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 소방대원이 사고 현장에 출동하며 동료에게 보낸 휴대전화 메시지가 공개돼 중국인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현장 출동 중인 소방차 안에서 보낸 이 메시지는 “내가 돌아오지 않으면 우리 아버지는 너의 아버지다. 우리 어머니 (무덤에) 성묘하는 것도 잊지 말고”라는 내용이다. 문자를 받은 동료는 “그래, 너의 아버지는 나의 아버지다. 조심해”라는 답변을 보냈다. 문자를 보낸 이 소방대원이 사상자 중에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소방대원들이 다수 순직한 것은 화재가 난 뒤 약 40여분 후에 폭발이 일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언론들에 따르면 12일 오후 10시50분쯤 톈진항의 물류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10여 분 뒤인 오후 11시6분쯤 톈진소방대 소속 9개 소방중대가 소방차 35대에 나눠타고 현장에 도착했다.
최초 도착한 19명의 소방관은 화재 진압을 위해 현장에 진입했고 이들이 진입한 이후인 오후 11시30분쯤 두 차례에 걸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 한 소방대원은 “처음에 현장으로 진입한 19명의 소방관 중 돌아온 대원은 몇 명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화재현장으로 진입하지 않고 주변에서 진화작업을 준비하던 소방대원 상당수도 폭발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복귀 못하면 내 아버지를 부탁해"...中 소방대원 메시지에 '눈물바다'
입력 2015-08-13 13:46 수정 2015-08-13 15:15